러닝화를 얼마나 신었는지 신경 쓰기 시작한 건 무릎이 아프기 시작하면서였습니다. 달리기를 시작하고 넉 달쯤 됐을 때였어요. 코스도 바꾸지 않았고 거리도 비슷했는데 무릎이 시큰거렸습니다. 혹시 신발이 문제일까 싶어서 찾아봤더니 러닝화 교체 시기를 훨씬 넘겨 신고 있었습니다.러닝화 밑창은 눈에 안 보이게 닳습니다자전거 타이어는 눈으로 봐도 닳은 게 보입니다. 트레드가 밋밋해지고 사이드월이 갈라지면 교체 시기가 온 걸 바로 알 수 있어요. 근데 러닝화는 달랐습니다. 겉으로 보기엔 멀쩡한데 쿠셔닝이 이미 다 죽어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러닝화 밑창에 들어있는 EVA 폼이 핵심입니다. EVA 폼이란 에틸렌 비닐 아세테이트 소재로 만든 쿠셔닝 재료인데, 달릴 때마다 압축과 복원을 반복하면서 조금씩 탄성을 잃어갑니다...
달리기를 시작하고 첫 한 달이 가장 힘들었습니다. 매일 나가는데 몸이 나아지는 건지 모르겠고, 달리고 나면 지쳐서 쓰러질 것 같았어요. 지금 제대로 하고 있는 건지 확신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한 달이 지나고 나서야 알았습니다. 그 힘든 시간이 몸이 달리기에 적응하는 정상적인 과정이었다는 걸요.첫 2주, 몸이 가장 솔직하게 반응합니다달리기를 시작하고 처음 2주는 거의 모든 게 힘듭니다. 종아리가 터질 것 같고, 숨은 턱까지 차오르고, 다음 날 아침 침대에서 일어나는 게 두렵습니다. 저도 그랬습니다. 낙동강 변 2km를 달리고 돌아와서 소파에 쓰러진 날이 여러 번 있었어요. 이 시기에 몸에서 일어나는 일이 있습니다. 심폐 기능이 아직 달리기 수준에 맞지 않아서 산소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합니다. 근육도 ..
여름 달리기를 시작하면서 한 가지 고민이 생겼습니다. 아침에 달릴지 저녁에 달릴지였어요. 자전거는 이른 아침이 당연했는데 달리기는 달랐습니다. 주변에서 아침파와 저녁파가 나뉘어 있었고 각자 자기 시간대가 최고라고 했거든요. 직접 둘 다 해보고 나서야 제 답이 생겼습니다.아침 달리기를 두 달 해봤습니다100일 챌린지 초반 두 달은 아침 6시 30분에 낙동강 변을 달렸습니다. 처음엔 일어나는 게 너무 힘들었어요. 알람을 끄고 다시 눕고 싶은 충동이 매일 왔습니다. 그런데 막상 나가서 달리기 시작하면 달랐어요. 아침 공기가 시원하고 길이 한산했습니다. 자전거 타는 분들 몇 명과 산책하는 어르신들뿐이었어요. 아침 달리기의 가장 큰 장점은 하루를 내가 원하는 방식으로 시작했다는 느낌이었습니다. 폐업 후 아무것도 ..
달리기를 시작하고 나서 가장 당황스러웠던 순간이 있습니다. 5km를 달리고 돌아왔는데 배가 고파서 밥을 두 공기 먹은 날이었어요. 달리기 전보다 더 많이 먹게 된 겁니다. 운동을 하면 식욕이 줄어들 거라고 생각했는데 완전히 반대였습니다. 이게 나만 그런 건지 아니면 원래 그런 건지 찾아보게 됐습니다.달리면 왜 더 먹고 싶어질까달리기는 소비 에너지가 다른 운동에 비해 높습니다. 체중 70kg 기준으로 5km를 달리면 약 350kcal를 소모합니다. 문제는 그 에너지를 보충하려는 몸의 반응이 생각보다 강하다는 겁니다. 운동을 하면 그렐린이라는 식욕 자극 호르몬 분비가 늘어납니다. 특히 고강도 달리기를 한 날 이 호르몬이 더 많이 분비된다고 합니다. 저강도 유산소 운동보다 고강도 운동이 오히려 식욕을 더 자극..
달리기를 시작하고 나서 음악을 들으며 뛰는 날과 아무것도 안 듣는 날을 번갈아 경험했습니다. 처음엔 음악 없이는 달리기가 너무 지루할 것 같았는데, 직접 비교해보고 나서 생각이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둘 다 써보고 나서야 언제 뭘 써야 하는지 기준이 생겼어요.음악을 들으며 달리면 좋은 점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 있습니다. 음악은 달리기를 덜 힘들게 만들어줍니다. 빠른 템포의 음악이 나오면 자연스럽게 발걸음이 빨라지고 페이스가 올라갑니다. 힘든 구간에서 좋아하는 노래가 나오면 조금 더 버틸 수 있는 힘이 생겨요. 연구에서도 음악이 운동 중 피로감을 10~15% 줄여준다는 결과가 있습니다(출처: Journal of Sports Sciences). 이게 기분 탓이 아니라 실제 생리적인 반응이라는 거죠. 저도 10..
비 오는 날 아침, 운동화 끈을 묶다가 멈춘 적이 있습니다. 창밖에 빗소리가 들리는데 나가야 하나 말아야 하나. 100일 챌린지를 하면서 이 고민을 수십 번 했습니다. 처음엔 무조건 나갔다가 낭패를 본 날도 있었고, 괜히 집에 있다가 후회한 날도 있었습니다. 직접 겪어보고 나서야 기준이 생겼습니다.비 맞으며 달렸다가 다음 날 앓아누운 날100일 챌린지 초반이었습니다. 비가 꽤 내리는데도 비쯤이야라는 생각에 그냥 나갔습니다. 면 티셔츠에 일반 반바지 차림으로요. 낙동강 변을 5km 달리고 돌아오는데 옷이 완전히 젖어서 무거웠고, 집에 들어와서 바로 따뜻한 물로 씻었는데도 그날 저녁부터 오한이 왔습니다. 다음 날 몸살 기운에 이틀을 쉬었어요. 비 맞으며 달리는 게 문제가 아니라 젖은 상태로 오래 있다가 체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