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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달리기를 시작하고 두 달째, 체중계 숫자가 거의 변하지 않는데 바지 허리가 헐렁해진 경험을 했습니다. 반대로 체중이 줄었는데 몸이 오히려 물렁물렁한 느낌이 드는 날도 있었어요. 체중계만 보고 있었던 시기에는 이게 이해가 안 됐는데, 체지방률을 같이 확인하면서 퍼즐이 맞춰지기 시작했습니다.

    체중계 숫자가 거짓말을 하는 이유

     

    달리기를 열심히 했는데 체중이 안 줄면 실패라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근데 체중계는 지방만 측정하는 게 아닙니다. 근육, 수분, 뼈, 장기, 음식물까지 전부 합산한 숫자입니다.

     

    달리기를 시작하면 세 가지가 동시에 일어납니다. 지방이 줄고, 근육이 늘고, 수분이 재분배됩니다. 지방 1kg의 부피는 근육 1kg의 부피보다 약 18% 크다고 합니다. 즉 지방이 줄고 근육이 늘면 몸이 날씬해 보여도 체중은 그대로이거나 오히려 늘 수 있습니다. 저도 두 달째에 정확히 그 상황이었습니다. 체중은 500g 늘었는데 허리둘레는 3cm가 줄어있었어요.

     

    수분도 변수입니다. 달리기 후 근육 회복 과정에서 수분이 근육 안으로 들어가면서 일시적으로 체중이 올라갑니다. 아침에 잰 체중과 저녁에 잰 체중이 1~2kg 차이 나는 이유도 수분 변화입니다. 이런 일시적 변화를 달리기 효과 없음으로 오해하면 중도에 포기하게 됩니다.

    체지방률이 더 정직한 지표였습니다

     

    체지방률이란 체중에서 지방이 차지하는 비율을 말합니다. 70kg에서 체지방이 14kg이면 체지방률은 20%입니다. 이 숫자가 줄어든다는 건 같은 체중이라도 지방이 줄고 근육이 늘었다는 의미입니다.

     

    한국체육과학연구원에 따르면 성인 남성의 건강한 체지방률은 15~25%, 여성은 20~30%로 봅니다. 이 범위 안에 있다면 체중 숫자와 무관하게 신체 조성이 건강한 상태입니다.

     

    저는 달리기를 시작하고 한 달째에 체지방률 측정을 해봤습니다. 그때 체지방률이 28%였는데, 석 달째에 다시 재보니 23%로 내려가 있었어요. 체중은 1kg밖에 안 줄었는데 체지방률은 5%포인트나 떨어진 겁니다. 이 숫자를 보고 나서야 체중계가 전부가 아니라는 걸 진짜로 받아들이게 됐습니다.

    달리기가 체지방률에 영향을 주는 방식

     

    달리기는 지방을 연소하는 동시에 근육량을 늘리는 방향으로 작용합니다. 특히 저강도 장거리 달리기, 소위 LSD 훈련이 체지방 연소에 효과적입니다. 심박수를 최대 심박수의 60~70% 수준으로 유지하는 달리기에서 지방이 주요 에너지원으로 사용되기 때문입니다(출처: American College of Sports Medicine).

     

    반면 고강도 인터벌 훈련은 달리는 동안은 탄수화물을 주로 쓰지만, 운동 후 36~48시간 동안 기초대사량이 올라가는 EPOC 효과가 생깁니다. EPOC란 운동 후 초과 산소 소비 현상으로, 몸이 운동 전 상태로 돌아가는 과정에서 칼로리를 추가로 소모하는 현상을 말합니다. 두 방식 모두 체지방률 감소에 기여하지만 방식이 다릅니다.

     

    저는 주 3회 LSD 훈련, 주 1회 인터벌 훈련으로 구성했을 때 체지방률 변화가 가장 빨랐습니다.

    체지방률 외에 봐야 할 지표들

     

    체지방률이 좋아지면 다른 신호들도 같이 따라왔습니다.

     

    복부 둘레가 줄었습니다. 내장지방이 많으면 복부 둘레가 크고, 이게 심혈관 질환 위험과 연결됩니다. 복부 둘레를 한 달에 한 번 재는 습관이 생겼습니다.

     

    안정시 심박수도 중요한 지표였습니다. 달리기를 시작하기 전 제 안정시 심박수가 분당 78회였는데, 석 달이 지나니까 68회로 내려갔습니다. 심장이 효율적으로 일하게 됐다는 신호입니다.

     

    계단 오를 때 숨이 덜 찬다, 아침에 일어나는 게 가벼워졌다 같은 비숫자적 변화도 체지방률 개선과 맞물려 나타났습니다.

     

    체중계는 매일 밟지 않기로 했습니다. 대신 한 달에 한 번 체지방률을 재고, 복부 둘레를 측정하고, 안정시 심박수를 확인합니다. 이 세 가지가 달리기 효과를 훨씬 정직하게 보여줬습니다.

     

    이 글은 개인적인 경험과 의견을 공유한 것이며 전문적인 의료 조언이 아닙니다. 정확한 체성분 분석은 전문 의료 기관에서 받으시기 바랍니다.

     

    참고: https://www.runnersworld.com/health-injuries/a20852047/body-fat-percentage-runn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