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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먼지 농도가 "매우 나쁨"이던 날 평소처럼 운동화를 신고 나갔습니다. 5km를 달리고 돌아왔는데 그날 저녁부터 목이 칼칼하고 기침이 났습니다. 다음 날 아침까지 가슴이 답답한 느낌이 계속됐어요. 비 오는 날은 위험을 직관적으로 알겠는데, 미세먼지는 보이지 않으니까 그 위험성을 가볍게 여겼던 게 문제였습니다.
그날 무슨 일이 있었는지
날씨 앱을 보지 않고 그냥 나갔습니다. 하늘이 약간 흐릿했는데 그게 미세먼지 때문인지 그냥 구름 때문인지 구분이 안 됐어요. 낙동강 변을 달리는데 평소보다 숨이 더 찼습니다. 3km쯔음부터 목 뒤쪽이 따끔거리는 느낌도 있었는데, 그땐 그냥 컨디션이 안 좋은 날이라고 생각하고 무시했습니다.
집에 돌아와서 날씨 앱을 확인했더니 그날 미세먼지 농도가 매우 나쁨 단계였습니다. PM10이 150을 넘었고 PM2.5도 위험 수준이었습니다. 그제야 그날 느꼈던 답답함이 단순 피로가 아니라는 걸 알게 됐습니다. 그날 밤 잠들기 전까지 마른기침이 계속 나왔고, 다음 날 아침까지 가슴이 살짝 조이는 느낌이 남아있었습니다.
미세먼지가 호흡기에 미치는 영향을 찾아봤습니다
미세먼지는 입자 크기에 따라 PM10과 PM2.5로 나뉩니다. PM10은 지름 10마이크로미터 이하의 입자로 코와 기관지에서 걸러지는 경우가 많지만, PM2.5는 2.5마이크로미터 이하로 훨씬 작아서 폐 깊숙이, 심지어 혈류까지 침투할 수 있다고 합니다.
운동 중에는 평소보다 호흡량이 5~10배까지 증가합니다. 가만히 있을 때는 코로 숨을 쉬면서 어느 정도 필터링이 되는데, 달리기처럼 격렬한 운동 중에는 입으로 숨을 쉬게 되면서 그 필터링 기능이 거의 사라집니다. 결과적으로 평소보다 훨씬 많은 미세먼지를 직접 폐로 들이마시게 되는 겁니다(출처: 미국심장협회).
세계보건기구는 PM2.5 농도가 일정 기준을 넘으면 심혈관계와 호흡기계 질환 위험이 증가한다고 경고하고 있습니다(출처: WHO). 단기적으로는 기침, 인후통, 눈 자극 같은 증상이 나타나고, 장기적으로 고농도에 반복 노출되면 폐 기능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고 합니다. 제가 겪었던 목 칼칼함과 마른기침이 정확히 이 단기 증상에 해당했습니다.
미세먼지 농도별 대처 기준을 만들었습니다
그날 이후로 달리기 전 미세먼지 농도를 반드시 확인하는 습관이 생겼습니다.
좋음에서 보통 단계는 평소처럼 야외에서 달립니다. 별다른 조정이 필요 없는 수준입니다.
나쁨 단계에서는 강도를 낮춥니다. 인터벌이나 템포 런 같은 고강도 훈련은 피하고 가벼운 조깅으로 대체합니다. 호흡량이 적을수록 들이마시는 미세먼지 양도 줄어듭니다. 거리도 평소보다 줄여서 노출 시간 자체를 짧게 가져갑니다.
매우 나쁨 단계에서는 야외 달리기를 하지 않습니다. 대신 실내에서 러닝머신을 이용하거나 자전거 로라로 대체합니다. 그날 느꼈던 목 칼칼함과 답답함을 다시 겪고 싶지 않아서입니다. 처음엔 실내 운동이 답답하게 느껴졌는데, 미세먼지 나쁜 날이 반복되면서 오히려 그날을 위한 루틴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야외에서 꼭 달려야 한다면 챙기는 것들
가끔 미세먼지가 나쁜 날에도 일정상 어쩔 수 없이 나가야 할 때가 있습니다. 그럴 때는 KF 인증 마스크 중 운동용으로 나온 가벼운 제품을 씁니다. 일반 마스크는 답답해서 운동하기 어려운데, 운동용 마스크는 호흡 저항을 줄이면서도 미세먼지를 어느 정도 막아줍니다. 처음 써봤을 때 숨쉬기가 생각보다 편해서 놀랐습니다.
달리는 시간대도 조정합니다. 미세먼지는 보통 아침 시간대보다 오후로 갈수록 농도가 낮아지는 경향이 있어서, 가능하면 오후 시간을 노립니다. 다만 이건 지역과 날씨에 따라 다를 수 있어서 그날 실시간 농도를 다시 확인합니다.
달리고 나서는 바로 샤워하고 옷을 세탁합니다. 옷과 피부에 붙은 미세먼지를 빨리 씻어내는 게 후속 노출을 줄이는 방법이라고 합니다. 코와 목도 따로 물로 헹궈주는 습관도 생겼습니다.
보이지 않는 위험이라 더 조심하게 됐습니다
비는 눈에 보이니까 직관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데 미세먼지는 그렇지 않습니다. 하늘이 맑아 보여도 농도가 나쁜 날이 있고, 약간 흐려 보여도 괜찮은 날이 있습니다. 그래서 날씨 앱이나 미세먼지 앱을 확인하는 게 필수가 됐습니다.
그날의 목 칼칼함과 답답함을 겪고 나서야 미세먼지를 가볍게 여겼던 제 태도가 잘못됐다는 걸 알았습니다. 지금은 달리기 전 항상 농도를 확인하는 게 신발을 신기 전 마지막 루틴이 됐습니다.
이 글은 개인적인 경험과 의견을 공유한 것이며 전문적인 의료 조언이 아닙니다. 호흡기 질환이 있는 분은 더욱 신중하게 판단하시고, 전문의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참고: https://www.runnersworld.com/health-injuries/a20852026/air-quality-and-runn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