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강이가 몇 주째 욱신거려서 정형외과에 갔더니, 의사 선생님이 대뜸 제 뛰는 영상을 찍어보자고 하셨습니다. 영상을 다시 보고 나서야 제가 왜 다치는지 처음으로 눈으로 확인했습니다. 발이 몸보다 한참 앞서 있다는 걸 영상으로 보고서야 알았습니다 영상 속 저는 매 걸음마다 발을 몸보다 훨씬 앞쪽에 쭉 뻗어서 딛고 있었습니다. 무릎도 다 펴진 채로 착지하고 있었고요. 처음엔 뭐가 문제인지 몰랐는데, 발이 무게중심보다 너무 앞에서 땅에 닿으면 그 자체가 브레이크처럼 작용해서 매 걸음이 비효율적이 되고 무릎과 엉덩이에 부담이 더 실린다는 설명을 듣고 나서야 이해가 됐습니다. 소위 오버스트라이드라는 걸 저도 모르게 몇 년째 하고 있었던 겁니다. 의사 선생님은 발이 어디로 떨어지는지보다, 착지할 때 무릎이 발목 위에..
러닝을 시작한 지 얼마 안 됐을 때는 GPS워치 숫자에 너무 매달려서 오히려 러닝이 스트레스가 된 적이 있습니다. 매번 뛸 때마다 페이스 숫자만 보다가, 정작 그날 몸 상태는 제대로 못 챙겼던 시기였습니다. 숲길에서 흔들리는 페이스 숫자에 자책했습니다 가장 크게 흔들렸던 건 산길이나 나무가 우거진 구간을 뛸 때였습니다. 낙동강변 코스 중 다리 밑을 지나거나 나무가 빽빽한 구간에서는 페이스가 갑자기 킬로미터당 1분 넘게 느려졌다가, 트인 곳으로 나오면 다시 빨라지는 걸 반복해서 겪었습니다. 처음엔 제 체력이 그새 왔다 갔다 하는 줄 알고 자책했는데, 나중에 찾아보니 나무가 우거진 지형이나 골짜기처럼 위성 신호가 가려지는 구간에서는 GPS 오차가 커질 수 있다는 내용을 확인했습니다. 급격한 커브가 많거나 하..
100일 챌린지를 이어가던 중, 잠을 6시간도 못 잔 날 억지로 새벽 러닝을 나간 적이 있습니다. 평소 익숙한 페이스인데도 몸이 천근만근이었고, 그날 이후로 수면과 러닝의 관계를 다시 보게 됐습니다. 페이스가 아니라 전날 잠이 컨디션을 결정했습니다 그날 아침, 평소라면 크게 힘들지 않았을 5km가 유독 버거웠습니다. 다리가 무겁고 호흡도 평소보다 빨리 가빠졌습니다. 처음엔 그냥 컨디션 난조라고 생각했는데, 며칠 동안 비슷한 패턴이 반복되면서 전날 수면 시간과 다음 날 러닝 컨디션이 거의 일치한다는 걸 알아차렸습니다. 나중에 찾아보니 잠이 부족한 상태로 훈련을 이어가면 몸이 회복하고 적응할 시간을 충분히 갖지 못한다는 내용을 보고, 제가 그동안 훈련량만 신경 쓰고 수면은 그냥 나머지 시간으로 취급했다는 걸..
달리기를 하면서 처음으로 폼 체크를 전문가에게 받아본 날이 있습니다. 혼자 영상을 찍어서 자세를 확인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전문 코치에게 달리기 자세를 분석받았어요. 14번 글에서 신발 밑창으로 비대칭을 발견했다면, 이번엔 전문가가 눈으로 보고 잡아준 자세 이야기입니다. 전문 폼 체크를 받게 된 계기 달리기를 1년 넘게 하면서 스스로 자세를 점검해왔습니다. 핸드폰 영상도 찍어보고, 신발 마모 패턴도 확인했어요. 어느 정도 자세 문제는 파악하고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두 번째 하프마라톤을 준비하면서 페이스 향상이 정체되는 걸 느꼈어요. 훈련량을 늘려도 기록이 좀처럼 줄지 않았습니다. 러닝 모임에서 폼 체크를 받아보라는 권유가 있었어요. 스포츠 의학을 전공한 분이 달리기 자세 분석을 해준다고 했습니다. ..
달리기를 하면서 처음으로 영양 보충제를 진지하게 고려하게 된 날이 있습니다. 마라톤 훈련 강도가 높아지면서 피로 회복이 느려지는 걸 느꼈고, 식단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보충제에 대해 막연히 알고 있었는데 달리기에 어떤 보충제가 실제로 도움이 되는지 제대로 찾아보게 됐습니다. 보충제를 처음 고려하게 된 계기 마라톤 훈련 막바지였습니다. 주 5회 달리면서 누적 피로가 쌓이는데 회복이 충분히 안 된 느낌이 반복됐어요. 잠도 충분히 자고 스트레칭도 하는데 다리가 항상 무거웠습니다. 러닝 모임 분이 마그네슘을 먹기 시작하고 나서 다리 경련이 줄었다고 했어요. 다른 분은 비타민D를 챙기면서 겨울 달리기 컨디션이 좋아졌다고 했습니다. 달리기에 도움이 되는 보충제가 따로 있다는 걸 그때 처음 생각해봤어요..
달리기를 하면서 처음으로 달리기와 근력 운동을 함께 하기 시작한 날이 있습니다. 달리기만 하면 된다고 생각했는데 부상이 반복되면서 근력 운동을 병행해야 한다는 걸 알게 됐어요. 처음엔 귀찮고 시간도 없다는 핑계를 댔는데, 병행하고 나서 달리기가 달라졌습니다. 달리기만 하면 된다고 생각하던 시기 100일 챌린지를 하는 동안 달리기만 했습니다. 따로 근력 운동을 할 생각을 못 했어요. 달리기 자체가 하체 근육을 강화하는 운동이라고 막연히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부상이 반복됐습니다. 무릎 통증, 장경인대 증후군, 아킬레스건염이 차례로 왔어요. 앞서 여러 글에서 다뤘던 부상들입니다. 정형외과에 갈 때마다 의사들이 공통적으로 하는 말이 있었습니다. 엉덩이 근육과 코어가 약하다는 거였어요. 엉덩이 근육이 약하면 달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