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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다가 갑자기 비가 쏟아진 경험이 두 번 있습니다. 한 번은 5km 지점에서, 또 한 번은 마라톤 훈련 중 15km 지점에서였습니다. 두 번 다 날씨 앱을 보고 나갔는데 예보가 빗나갔어요. 첫 번째는 그냥 맞고 달렸다가 옷이 완전히 젖어서 무거워졌고, 두 번째는 조금 더 현명하게 대처했습니다. 두 경험을 비교하면서 갑자기 비가 왔을 때 어떻게 해야 하는지 기준이 생겼습니다.
첫 번째 경험, 그냥 맞고 달렸습니다
100일 챌린지 22일째였습니다. 날씨 앱에서 맑음으로 나와서 아무 준비 없이 나갔어요. 3km를 달리다가 갑자기 굵은 빗방울이 떨어졌습니다. 처음엔 금방 그칠 거라고 생각하고 계속 달렸어요. 근데 5분이 지나도 비는 더 세졌습니다.
면 티셔츠가 흠뻑 젖으면서 무게가 두 배는 된 느낌이었습니다. 젖은 옷이 피부에 달라붙으면서 마찰이 생기기 시작했어요. 특히 겨드랑이와 허벅지 안쪽이 쓸려서 집에 돌아왔을 때 빨갛게 자국이 생겨 있었습니다. 신발도 완전히 젖어서 발이 물속에서 달리는 느낌이었고, 발가락 물집이 다음 날 두 개나 생겼습니다.
비를 맞으며 달리는 게 위험하다기보다는 준비가 안 된 상태로 맞는 게 문제였습니다. 면 소재 옷은 젖으면 빠르게 건조해지지 않아서 체온을 빼앗고 마찰을 심화시킵니다. 발도 젖은 상태로 계속 달리면 피부가 부풀어 올라 마찰이 커지면서 물집이 생기기 쉽습니다.
두 번째 경험, 다르게 대처했습니다
마라톤 훈련 중 15km 지점에서 소나기가 쏟아졌습니다. 그때는 이미 기능성 소재 티셔츠를 입고 있었고, 얇은 바람막이를 허리에 묶고 나갔던 날이었어요. 비가 오기 시작하자마자 바람막이를 꺼내 입었습니다.
기능성 소재 옷은 젖어도 빠르게 수분을 배출하는 구조라 첫 번째 경험과 체감이 완전히 달랐습니다. 무겁지 않았고 피부에 달라붙는 느낌도 덜했어요. 바람막이가 빗물을 어느 정도 막아줘서 속이 완전히 젖는 시간을 늦춰줬습니다.
페이스를 낮추는 것도 중요했습니다. 비가 오면 노면이 미끄러워지기 때문에 평소 페이스로 달리면 낙상 위험이 높아집니다. 두 번째 경험에서는 페이스를 10~15% 낮추고 보폭을 줄였습니다. 접지력이 줄어든 상황에서 보폭을 좁히면 균형 잡기가 훨씬 쉬워집니다.

달리기 중 갑자기 비가 왔을 때 판단 기준
두 번의 경험을 통해 판단 기준이 생겼습니다.
비의 강도와 기온을 먼저 봅니다. 여름 소나기라면 기온이 높아서 체온이 내려갈 위험이 적습니다. 이 경우엔 계속 달려도 큰 문제가 없는 경우가 많아요. 반면 기온이 낮은 봄가을에 비가 쏟아지면 젖은 상태로 계속 달리는 게 위험할 수 있습니다. 체온이 빠르게 내려가기 때문입니다.
집까지 거리도 계산합니다. 남은 거리가 2km 이하라면 그냥 달리고 빠르게 집으로 돌아가는 게 낫습니다. 5km 이상 남았다면 근처 편의점이나 지붕이 있는 시설로 피하는 게 맞습니다. 낙동강 변에는 중간중간 쉼터가 있어서 그쪽으로 이동하는 경우도 있었어요.
낙뢰 여부를 반드시 확인합니다. 천둥번개가 동반된 비라면 무조건 멈춰야 합니다. 낙동강 변처럼 개활지에서는 낙뢰 위험이 특히 높습니다. 번개가 보이거나 천둥소리가 들리는 순간 가장 가까운 실내로 이동해야 합니다. 이건 타협의 여지가 없는 기준입니다.
갑작스러운 비를 대비한 준비 습관
두 번의 경험 이후로 달리기 준비 방식이 바뀌었습니다.
날씨 앱 두 개를 교차 확인합니다. 하나의 앱이 맑음이라도 다른 앱에서 소나기 가능성이 표시되면 준비를 합니다. 예보가 완전히 정확하지 않다는 걸 경험으로 알았기 때문입니다.
10km 이상 달리는 날에는 얇은 방수 바람막이를 허리에 묶고 나갑니다. 무게가 거의 없고 부피도 작아서 달리는 데 지장이 없습니다. 비가 안 오면 그냥 묶고 달리면 그만이고, 비가 오면 꺼내 입으면 됩니다.
기능성 소재 옷을 기본으로 입는 것도 이 경험 이후로 정착된 습관입니다. 면 소재는 비 오는 날뿐만 아니라 땀이 많이 나는 여름에도 오래 달리면 문제가 생깁니다.
달리기 중 갑작스러운 비는 막을 수 없습니다. 근데 준비가 돼 있느냐 아니냐에 따라 그 경험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지금은 비가 와도 당황하지 않습니다.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알고 있으니까요.
이 글은 개인적인 경험과 의견을 공유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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