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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0일 챌린지가 끝나던 날, 특별한 걸 기대했는데 그냥 평범한 하루였습니다. 낙동강 변을 달리고 돌아와서 스마트워치를 확인했더니 100일째라는 게 떴어요. 혼자 조용히 웃었습니다. 100일 전 처음 운동화를 신고 나갔던 날이 떠올랐어요. 그날 1km도 못 뛰고 돌아왔는데, 100일 뒤에 마라톤 풀코스를 완주한 사람이 됐습니다. 그 거리가 어떻게 채워졌는지 정리해봅니다.

    숫자로 보면 이렇게 달라졌습니다

     

    100일 동안 달린 총 거리는 약 480km였습니다. 하루 평균 4.8km인데, 사실 처음 한 달은 하루 2km도 안 됐고 후반부에 장거리 훈련이 늘면서 평균이 올라갔습니다. 스마트워치에 누적 기록이 남아있어서 그 숫자를 봤을 때 새삼 놀랐습니다.

     

    체중은 4.2kg이 줄었습니다. 더 의미 있는 변화는 체지방률이었는데, 28%에서 22%로 내려갔습니다. 체중보다 이 숫자가 더 기뻤어요. 바지 허리가 헐렁해진 걸 먼저 느꼈고, 나중에 체지방률을 재보니 확인이 됐습니다.

     

    안정시 심박수가 분당 78회에서 64회로 내려갔습니다. 14회가 줄어든 건데, 심장이 그만큼 효율적으로 일하게 됐다는 의미입니다. 같은 거리를 달려도 예전보다 숨이 덜 차는 이유가 이 숫자로 설명됐습니다.

     

    5km 페이스가 처음엔 40분이 넘었는데 100일이 지나자 32분대로 줄었습니다. 8분이 빨라진 겁니다. 수치로 보니 몸이 얼마나 달라졌는지 실감이 났습니다. 처음엔 옆 사람과 대화가 불가능했는데, 나중엔 달리면서 짧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게 됐습니다.

    숫자 밖에서 달라진 것들

     

    숫자로 못 잡히는 변화가 더 컸습니다.

     

    아침에 일어나는 게 달라졌습니다. 100일 전에는 일어나는 게 가장 힘든 일이었는데, 챌린지 후반부에는 알람 없이 눈이 떠지는 날이 생겼습니다. 폐업 후 낮에 자고 밤에 깨있던 생활 리듬이 달리기를 통해 완전히 바뀐 겁니다. 수면의 질이 달라진 거였어요.

     

    폐업 후 무너졌던 자기 효능감이 돌아왔습니다. 자기 효능감이란 스스로 어떤 일을 해낼 수 있다는 믿음인데, 100일을 완성하면서 그 감각이 회복됐습니다. 달리기 하나를 해냈다는 게 다른 영역에서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이어졌어요. 100일이 끝나고 나서 블로그 글쓰기를 시작한 것도 그 자신감의 연장이었습니다.

     

    사람들과 연결됐습니다. 온라인 러닝 커뮤니티에서 기록을 공유하고 응원을 주고받으면서 폐업 후 끊어졌던 사회적 연결감이 서서히 회복됐습니다. 오프라인 러닝 모임에서 처음 만난 분과 지금도 매주 토요일마다 같이 달립니다. 달리기가 새로운 관계를 만들어준 겁니다.

     

    계절을 다시 느끼게 됐습니다. 가게를 운영하던 10년 동안 계절이 그냥 지나갔습니다. 바쁘게 살다 보니 봄이 왔는지 여름이 왔는지 몸으로 느낄 여유가 없었어요. 100일 동안 매일 밖에서 달리면서 낙동강 변의 계절 변화를 직접 느꼈습니다. 갈대가 자라고, 단풍이 들고, 강이 차가워지는 걸 달리면서 봤습니다. 그 경험이 10년 만에 처음으로 계절을 제대로 산 느낌을 줬습니다.

     

    챌린지가 끝나고 나서 생긴 습관들

     

    100일이 끝났는데 달리기를 멈추지 않았습니다. 챌린지라는 외부 강제 장치가 사라졌는데도 계속 달리게 됐어요. 이게 가장 큰 변화였습니다.

     

    달리기가 의무에서 습관으로 바뀐 시점이 언제였는지 정확히 모르겠습니다. 어느 날 달리지 않은 날 저녁에 뭔가 빠진 느낌이 들었는데, 그때부터 달리기가 루틴이 됐던 것 같습니다. 연구에 따르면 새로운 행동이 자동화된 습관으로 자리 잡는 데 평균 66일이 걸린다고 합니다(출처: European Journal of Social Psychology). 저는 그 시점이 60일째 즈음이었던 것 같습니다.

     

    달리기 일지를 쓰기 시작했습니다. 거리, 페이스 외에도 그날 달리면서 본 것, 생각한 것, 느낀 것을 짧게 적었어요. 이게 나중에 이 블로그 글들의 기반이 됐습니다. 달리면서 메모하는 습관이 글쓰기와 이어진 건 예상하지 못했던 변화였습니다.

     

    식사 패턴도 바뀌었습니다. 달리기 전후로 뭘 먹느냐가 퍼포먼스에 영향을 준다는 걸 알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음식을 고르는 기준이 생겼습니다. 폭식이 줄고, 단백질을 챙기는 빈도가 늘었습니다.

     

    100일 챌린지, 해볼 만한 이유

     

    100일이라는 숫자가 부담스럽게 느껴지는 분들이 있을 겁니다. 저도 처음엔 그랬습니다. 근데 100일은 생각보다 짧았습니다. 하루하루는 길었지만 돌아보면 짧았어요.

     

    중요한 건 100일을 완벽하게 채우는 게 아니었습니다. 쉬는 날도 있었고, 1km만 달린 날도 있었고, 47일째 슬럼프도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100일 후에는 달라진 몸과 생활 방식이 남았습니다.

     

    지금 달리기를 시작할까 망설이는 분이 있다면 딱 100일만 해보시길 권합니다. 숫자를 못 채워도 괜찮습니다. 나가는 것 자체가 의미 있는 일이고, 그 날들이 쌓이면 반드시 달라진 무언가가 남습니다. 저는 그걸 직접 경험했습니다.

     

    이 글은 개인적인 경험과 의견을 공유한 것입니다.

     

    참고: https://www.runnersworld.com/training/a20852060/100-day-running-challeng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