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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0일 챌린지 35일째였습니다. 그날까지 한 번도 누군가와 함께 달려본 적이 없었어요. 누군가와 함께 뛴다는 건 생각도 못 했습니다. 그러다 동네 카페에서 우연히 만난 분이 토요일마다 모이는 러닝 모임이 있다며 한 번 와보라고 했습니다. 36일째 토요일, 그 모임에 처음 나갔는데 그날 이후로 혼자 뛰는 날과 함께 뛰는 날이 완전히 다른 경험이라는 걸 알게 됐습니다.

    혼자 달리기, 처음 35일은 항상 그랬습니다

     

    폐업 후 사람을 만나는 게 힘들었던 시기라 달리기는 자연스럽게 혼자 하는 활동이었습니다. 낙동강 변을 혼자 달리면서 생각을 정리하는 시간이 좋았어요. 누군가와 보폭을 맞추거나 대화를 신경 쓸 필요 없이 제 페이스대로 달릴 수 있었습니다.

     

    혼자 달리기의 가장 큰 장점은 일정의 자유로움이었습니다. 새벽에 갑자기 나가고 싶으면 나갈 수 있고, 비가 와서 취소하고 싶으면 그냥 안 나가도 됐습니다. 명상에 가까운 효과도 있었습니다.

     

    운동 중 혼자만의 시간이 생각을 정리하고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데 효과적이라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출처: International Journal of Sport Psychology). 35일 동안 거의 매일 그렇게 달렸고, 가게를 정리하며 생긴 복잡한 감정들을 그 시간에 많이 정리했습니다.

    36일째 토요일, 완전히 다른 경험이었습니다

     

    처음 모임에 나갔을 때 회원이 7명이었습니다. 솔직히 부담스러웠어요. 제 페이스가 5km당 38분 정도로 느린 편이라 다른 사람들에게 짐이 될까 걱정했습니다. 근데 막상 뛰어보니 걱정과 달랐습니다. 모임에는 다양한 페이스의 사람들이 있었고, 저는 비슷한 속도의 한 분과 자연스럽게 짝이 됐습니다.

     

    함께 달리니까 평소보다 더 멀리 달릴 수 있었습니다. 그날 8km를 뛰었는데, 평소 제 최대 거리가 6km였습니다. 혼자였다면 6km에서 멈췄을 텐데 옆에서 같이 뛰는 사람이 있으니까 페이스를 유지하게 됐어요. 사회적 촉진이라는 개념인데, 다른 사람과 함께 운동할 때 혼자 할 때보다 운동 강도와 지속 시간이 늘어나는 현상을 말합니다.

     

    운동 지속률도 혼자 할 때보다 그룹으로 할 때 약 40% 이상 높게 나타난다는 조사 결과가 있습니다(출처: 국민체육진흥공단). 제가 그날 2km를 더 달린 게 정확히 그 현상이었던 셋니다.

     

    대화도 의외의 발견이었습니다. 8km를 달리는 동안 그분과 폐업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그분도 작은 사업을 정리한 경험이 있었어요. 서로 얼굴을 마주 보지 않고 같은 방향을 보면서 이야기하니까 부담이 덜했습니다. 그 이후로 그분과는 지금도 매주 토요일마다 같이 달립니다. 100일 챌린지가 끝난 뒤에도 이어진 유일한 인연이었습니다.

    둘 다 필요하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35일째까지 혼자 뛰던 패턴에 36일째부터 모임이 더해지면서 새로운 패턴이 생겼습니다.

     

    평일 아침은 여전히 혼자 뛰는 날로 정했습니다. 이른 시간에 모임을 잡기 어렵고, 그 시간만큼은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주 5일은 혼자, 토요일은 모임과 함께 달리는 구조가 자리를 잡았습니다.

     

    장거리 훈련은 모임과 함께했습니다. 첫 마라톤 준비 기간이었던 70일째부터 90일째까지는 거의 매주 토요일 모임의 장거리 훈련에 참여했는데, 그게 완주에 큰 도움이 됐습니다. 혼자 했다면 20km 훈련 중간에 포기했을 가능성이 높았습니다.

     

    심리적인 측면에서도 둘은 다른 역할을 했습니다. 혼자 달리기는 내면을 들여다보는 시간이었고, 함께 달리기는 외부와 연결되는 시간이었습니다. 폐업 후 무너졌던 사회적 연결감이 토요일 모임을 통해 서서히 회복됐습니다.

    지금은 이렇게 정리됐습니다

     

    혼자 달리기와 함께 달리기 중 뭐가 더 낫냐는 질문에 답하기 어렵습니다. 목적에 따라 다르니까요. 명상적인 효과나 일정의 자유를 원한다면 혼자가 맞고, 동기 유지나 장거리 도전, 사회적 연결을 원한다면 함께 달리는 게 맞습니다.

     

    저는 결국 둘 다 필요하다는 결론에 도달했습니다. 35일 동안 혼자 달리는 시간이 없었다면 폐업 직후의 복잡한 감정을 정리하지 못했을 거고, 36일째 그 토요일 모임이 없었다면 첫 마라톤을 완주하지 못했을 겁니다. 두 가지 모두 다른 방식으로 저를 지탱해줬습니다.

     

    이 글은 개인적인 경험과 의견을 공유한 것입니다.

     

    참고: https://www.runnersworld.com/training/a20851999/running-alone-vs-running-with-other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