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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러닝화를 사고 나서 바로 장거리를 뛰었다가 발뒤꿈치가 까졌습니다. 100일 챌린지 중반, 기존 신발 쿠셔닝이 다 닳아서 새 신발을 구매한 날이었어요. 새 신발이니까 당연히 더 좋을 거라고 생각하고 그날 바로 8km를 달렸습니다. 집에 돌아와서 신발을 벗는데 양말에 피가 배어있었어요. 새 신발이 발뒤꿈치를 완전히 긁어놓은 겁니다. 그때 처음으로 신발에도 적응 기간이 필요하다는 걸 알았습니다.
왜 새 신발이 더 아팠는지
직관적으로는 이해가 안 됐습니다. 더 좋은 쿠셔닝, 더 새로운 소재인데 왜 더 아프냐는 거였어요. 찾아보니 이유가 있었습니다.
러닝화는 갑피, 중창, 외창으로 구성됩니다. 갑피란 발을 감싸는 신발 윗부분의 직물이나 합성 소재를 말하고, 중창은 쿠셔닝을 담당하는 EVA 폼 층입니다. 새 신발의 갑피는 아직 뻣뻣한 상태입니다. 소재가 유연해지지 않은 상태라 발의 굴곡에 맞게 구부러지지 않고, 그 과정에서 발과 마찰이 생깁니다. 발뒤꿈치, 발가락 옆, 발등 이 세 곳이 새 신발에서 가장 많이 마찰이 집중되는 부위입니다.
중창도 마찬가지입니다. EVA 폼이 처음엔 압축과 복원을 충분히 경험하지 않은 상태라 발에 완전히 최적화되지 않았습니다. 연구에 따르면 러닝화는 약 80~100km를 달린 이후부터 쿠셔닝이 발에 맞게 길들여지기 시작한다고 합니다(출처: Journal of Sports Sciences). 그 이전까지는 쿠셔닝이 충분히 제 역할을 못하는 상태라고 볼 수 있습니다.
신발 사이즈 문제도 있었습니다. 같은 브랜드, 같은 사이즈를 샀는데도 모양이나 라스트(신발 골격)가 다르면 발에 닿는 부위가 달라집니다. 저는 이전에 신던 신발과 같은 브랜드로 샀는데도 새 모델의 힐 컵이 조금 더 높아서 발뒤꿈치가 더 많이 닿았습니다.
적응 기간을 가지는 방식으로 바꿨습니다
그 경험 이후로 새 신발을 살 때마다 적응 기간 계획을 먼저 세웁니다.
첫 주는 3km 이하로만 달립니다. 새 신발의 갑피가 얼마나 뻣뻣한지, 발에 닿는 부위가 어디인지 파악하는 기간입니다. 무리하지 않는 거리에서 신발이 발에 어떻게 반응하는지 느껴보는 거예요.
두 번째 주부터는 거리를 조금씩 늘립니다. 하루 1km씩 늘리는 방식으로 2주 동안 5km까지 올렸습니다. 이 과정에서 발뒤꿈치나 발가락에 자극이 느껴지는 부위를 정확히 파악했어요.
자극이 오는 부위에는 달리기 전 밴드나 의료용 테이프를 미리 붙였습니다. 신발이 완전히 길들여지기 전까지 마찰 부위를 미리 보호하는 방법인데, 이게 상처를 막는 데 효과적이었습니다.
기존 신발과 새 신발을 번갈아 신는 방법도 효과적이었습니다. 새 신발만 계속 신으면 적응 기간 동안 발이 계속 자극을 받는데, 하루 걸러 신으면 발이 회복할 시간이 생깁니다. 기존 신발이 있다면 완전히 버리지 말고 새 신발 적응 기간에 번갈아 사용하는 게 낫습니다.

신발 선택 단계부터 바꾼 것들
새 신발이 발에 맞는지 확인하는 방법도 배웠습니다. 매장에서 신어볼 때 반드시 달리기 양말을 신고 시도합니다. 일반 양말과 러닝 양말은 두께가 다를 수 있어서, 러닝 양말 기준으로 신발 사이즈를 맞춰야 합니다.
가장 긴 발가락부터 신발 끝까지 1cm 정도 여유가 있어야 합니다. 장거리를 달리면 발이 붓는데, 그 여유가 없으면 발가락이 눌리면서 물집이나 발톱 손상으로 이어집니다. 저는 처음에 이걸 몰라서 평소보다 꽉 맞는 신발을 골랐다가 발톱이 멍드는 경험도 했습니다.
오후에 신발을 구매하는 것도 팁이었습니다. 발은 하루 동안 활동하면서 부피가 늘어나는데, 오전보다 오후에 크기가 약간 더 큽니다. 오후에 신어서 맞는 신발이 달리기 중에도 편안하게 맞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마라톤 대회 전에 반드시 지키는 원칙
이 경험을 하고 나서 대회 관련 원칙이 하나 생겼습니다. 대회 당일에는 절대 새 신발을 신지 않는다는 겁니다. 아무리 좋은 신발이라도 길들이지 않은 상태로 42km를 달리면 대회 후반에 발이 망가집니다.
첫 마라톤을 준비할 때 새로 산 마라톤화를 대회 4주 전에 받아서 장거리 훈련에 충분히 쓰고 대회에 나갔습니다. 그때의 경험이 없었다면 아마 대회 날 새 신발을 신고 나갔을 것 같습니다. 새 신발은 설레지만 발은 새 신발을 반기지 않는다는 걸 기억하면 됩니다.
이 글은 개인적인 경험과 의견을 공유한 것입니다.
참고: https://www.runnersworld.com/gear/a20851548/how-to-break-in-running-sho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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