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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강이가 몇 주째 욱신거려서 정형외과에 갔더니, 의사 선생님이 대뜸 제 뛰는 영상을 찍어보자고 하셨습니다. 영상을 다시 보고 나서야 제가 왜 다치는지 처음으로 눈으로 확인했습니다.

     

    발이 몸보다 한참 앞서 있다는 걸 영상으로 보고서야 알았습니다

     

    영상 속 저는 매 걸음마다 발을 몸보다 훨씬 앞쪽에 쭉 뻗어서 딛고 있었습니다. 무릎도 다 펴진 채로 착지하고 있었고요. 처음엔 뭐가 문제인지 몰랐는데, 발이 무게중심보다 너무 앞에서 땅에 닿으면 그 자체가 브레이크처럼 작용해서 매 걸음이 비효율적이 되고 무릎과 엉덩이에 부담이 더 실린다는 설명을 듣고 나서야 이해가 됐습니다. 소위 오버스트라이드라는 걸 저도 모르게 몇 년째 하고 있었던 겁니다.

     

    의사 선생님은 발이 어디로 떨어지는지보다, 착지할 때 무릎이 발목 위에서 살짝 굽어 있는지가 더 중요하다고 하셨습니다. 발이 몸보다 한참 앞에서 닿고 무릎이 쭉 펴져 있으면, 뒤꿈치로 닿든 앞꿈치로 닿든 결국 같은 문제라는 거였습니다. 그동안 착지 부위만 신경 쓰면 되는 줄 알았는데, 진짜 문제는 발이 몸에서 얼마나 떨어져 있느냐였다는 걸 그날 처음 알았습니다.

     

    케이던스부터 늘리니 보폭이 저절로 짧아졌습니다

     

    그날 이후로 자세를 억지로 바꾸려 하기보다는 케이던스, 그러니까 분당 걸음 수부터 늘려보라는 조언을 따랐습니다. 케이던스를 늘리면 자연스럽게 보폭이 짧아지고, 발이 몸 아래쪽에 가깝게 떨어지면서 오버스트라이드가 저절로 줄어든다는 원리였습니다. 러닝 앱으로 케이던스를 확인해보니 평소 분당 160보 정도였는데, 권장되는 170에서 180보 수준에는 한참 못 미쳤습니다. 처음엔 5퍼센트 정도만 늘려보라는 말을 듣고 메트로놈 앱을 켜놓고 그 박자에 맞춰 발을 딛는 연습을 시작했습니다.

     

    메트로놈 박자에 맞춰 뛰는 연습은 처음엔 숨이 더 가빠지는 느낌이라 부담스러웠습니다. 익숙한 페이스보다 걸음 수는 늘고 보폭은 줄어드니 처음엔 뛰는 느낌 자체가 낯설었어요. 그래서 처음 몇 번은 짧은 3km 정도의 쉬운 러닝에서만 시도하고, 점점 익숙해지면서 조금씩 거리를 늘려갔습니다. 지금은 의식하지 않아도 예전보다 보폭이 짧아진 걸 스스로 느낄 수 있습니다.

     

    자세도 함께 손봤습니다. 상체를 곧게 세우되 허리가 아니라 발목에서부터 살짝 앞으로 기울이는 느낌을 유지하라는 조언을 들었습니다. 이렇게 하면 몸이 뒤로 젖혀지면서 발이 앞으로 쭉 나가는 걸 자연스럽게 막아준다고 합니다. 발을 앞으로 뻗어 딛는 대신, 발을 몸 밑에서 뒤로 끌어당기듯 딛는다는 생각으로 뛰어보라는 큐도 도움이 됐습니다. 처음 며칠은 어색해서 오히려 다리가 더 뻐근했는데, 2주 정도 지나니 조금씩 자연스러워졌습니다.

     

    뒤꿈치 착지 자체는 고치지 않기로 했습니다

     

    영상을 다시 돌려보다가 팔 스윙도 문제라는 걸 발견했습니다. 팔이 몸 정면을 가로질러 흔들리고 있었는데, 이렇게 되면 상체가 좌우로 비틀리면서 그 힘이 그대로 다리까지 전달된다고 하더라고요. 팔꿈치를 90도 정도로 굽히고 앞뒤로만 흔드는 연습을 따로 했는데, 처음엔 어색했지만 자세를 고치고 나니 뛸 때 상체가 훨씬 안정적으로 느껴졌습니다.

     

    가장 어려웠던 건 억지로 뒤꿈치 착지를 바꾸려 하지 않는 거였습니다. 저는 원래 뒤꿈치로 착지하는 편인데, 처음엔 그것부터 고쳐야 하는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뒤꿈치 착지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오버스트라이드가 문제라는 걸 알고 나서, 억지로 미드풋 착지로 바꾸려다 오히려 아킬레스건에 무리가 갈 수 있다는 것도 알게 됐습니다. 실제로 뒤꿈치로 착지하는 러너가 전체의 90퍼센트 이상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발이 어디로 닿는지보다 얼마나 몸 가까이 닿는지에만 집중하기로 했습니다.

     

    자세 교정은 한 번에 끝나는 게 아니라 천천히 적응해야 한다는 것도 이번에 배운 부분입니다. 너무 급하게 바꾸면 다른 부위에 무리가 갈 수 있다고 해서, 일주일에 한두 번 짧은 거리에서만 새 자세를 연습하고 나머지는 예전처럼 편하게 뛰었습니다. 케이던스를 의식하면서 뛴 날엔 확실히 무릎과 정강이에 가해지는 충격이 줄어드는 게 느껴졌고, 몇 주 지나자 그렇게 신경 쓰이던 정강이 통증도 눈에 띄게 가라앉았습니다.

     

    지금은 코어 운동도 따로 챙기고 있습니다. 상체를 꼿꼿하게 유지하는 힘이 부족하면 자세가 쉽게 무너진다는 이야기를 듣고, 주 2회 정도 짧게라도 코어 운동을 넣기 시작했습니다. 자세 하나 고치는 데 이렇게 여러 가지가 얽혀 있는 줄 몰랐는데, 몸을 영상으로 직접 보고 나서야 그동안 감으로만 뛰어왔다는 걸 실감했습니다.

     

    이 글은 개인적인 경험과 러닝 자세 관련 참고 자료를 바탕으로 작성되었습니다.

     

    참고: https://rundna.com/resources/gait-analysis/how-to-fix-running-gai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