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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기를 하면서 처음으로 달리기와 근력 운동을 함께 하기 시작한 날이 있습니다. 달리기만 하면 된다고 생각했는데 부상이 반복되면서 근력 운동을 병행해야 한다는 걸 알게 됐어요. 처음엔 귀찮고 시간도 없다는 핑계를 댔는데, 병행하고 나서 달리기가 달라졌습니다.
달리기만 하면 된다고 생각하던 시기
100일 챌린지를 하는 동안 달리기만 했습니다. 따로 근력 운동을 할 생각을 못 했어요. 달리기 자체가 하체 근육을 강화하는 운동이라고 막연히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부상이 반복됐습니다. 무릎 통증, 장경인대 증후군, 아킬레스건염이 차례로 왔어요. 앞서 여러 글에서 다뤘던 부상들입니다. 정형외과에 갈 때마다 의사들이 공통적으로 하는 말이 있었습니다. 엉덩이 근육과 코어가 약하다는 거였어요.
엉덩이 근육이 약하면 달릴 때 무릎이 안쪽으로 꺾이는 현상이 생기고, 그게 무릎과 장경인대에 부담을 줍니다. 코어가 약하면 달리는 내내 상체가 흔들리면서 허리와 무릎에 불필요한 부하가 생겨요. 달리기 자체가 하체 근육을 어느 정도 쓰지만 부상을 막을 만큼 충분히 강화하지는 못한다는 걸 그때 알게 됐습니다.
달리기 근력 훈련을 시작했습니다
부상에서 회복하면서 근력 운동을 달리기 루틴에 추가했습니다. 처음엔 주 2회 20분씩으로 시작했어요. 별도 장비 없이 맨몸으로 할 수 있는 동작들로 구성했습니다.
스쿼트를 기본으로 넣었습니다. 달리기에 가장 직접적으로 연결되는 운동이에요. 대퇴사두근, 햄스트링, 엉덩이 근육을 동시에 강화합니다. 처음엔 20개도 힘들었는데 3개월이 지나자 50개를 할 수 있게 됐습니다.
런지도 추가했습니다. 한 발 착지가 반복되는 달리기 동작과 유사해서 달리기 근육 강화에 효율적입니다. 특히 한쪽 다리씩 독립적으로 단련되기 때문에 비대칭 근력 차이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됐어요. 14번 글에서 다뤘던 비대칭 자세 문제가 런지를 시작하면서 많이 개선됐습니다.
클램셸도 빠뜨릴 수 없었습니다. 옆으로 누운 상태에서 무릎을 조개처럼 벌리는 동작인데, 엉덩이 바깥쪽 중둔근을 강화합니다. 중둔근이란 엉덩이 옆쪽 근육으로 달릴 때 골반이 한쪽으로 기울어지지 않도록 잡아주는 역할을 합니다. 이 근육이 약하면 달릴 때 골반이 좌우로 흔들리면서 무릎과 허리에 부담이 집중됩니다(출처: British Journal of Sports Medicine).

근력 훈련이 달리기에 미친 영향
근력 훈련을 시작하고 3개월이 지나면서 달라진 게 보였습니다.
부상이 줄었습니다. 가장 큰 변화였어요. 근력 훈련 전에는 3~4개월마다 부상이 왔는데, 시작하고 나서 6개월 동안 큰 부상 없이 달릴 수 있었습니다. 같은 훈련량인데 몸이 더 잘 버텼어요.
달리기 자세가 안정됐습니다. 코어와 엉덩이 근육이 강해지면서 달리는 동안 상체 흔들림이 줄었어요. 촬영한 영상으로 비교해보니 실제로 자세가 달라진 게 보였습니다.
후반 페이스 유지 능력이 올라갔습니다. 장거리를 달리면 후반에 근육이 지치면서 자세가 무너지는데, 근력이 올라가면서 그 시점이 늦춰졌어요. 20km를 달려도 마지막 2km에서 자세가 유지되는 날이 늘었습니다.
달리기와 근력 훈련을 병행하는 방식
어떤 날에 근력 훈련을 하는지가 중요했습니다.
고강도 달리기 날과 근력 훈련 날을 겹치지 않게 했습니다. 인터벌이나 템포런을 한 날 근력 운동까지 하면 회복이 안 된 상태로 다음 달리기를 하게 됩니다. 저는 LSD나 회복 달리기 날 달리기 후에 가볍게 근력 훈련을 붙이거나, 쉬는 날에 근력 훈련만 했어요.
달리기 전 근력 훈련은 하지 않았습니다. 근력 훈련 후 달리기를 하면 이미 피로한 근육으로 달리게 돼서 자세가 무너지고 부상 위험이 높아집니다. 달리기 후에 근력 훈련을 하거나 완전히 분리하는 게 맞았어요.
처음엔 20분으로 시작해서 지금은 주 2회 30~40분씩 합니다. 거창하게 헬스장을 다닐 필요가 없었어요. 집에서 맨몸으로 할 수 있는 동작들로도 충분했습니다. 스쿼트, 런지, 클램셸, 플랭크, 데드버그 이 다섯 가지를 기본으로 하면서 달리기 부상 부위에 따라 집중 운동을 추가했습니다.
달리기와 근력 훈련은 경쟁 관계가 아니었습니다. 달리기를 더 잘하기 위해 근력 훈련을 하고, 근력 훈련이 달리기를 더 안전하게 만들어주는 구조였어요. 부상이 반복되던 시기에 이 사실을 알았더라면 더 빨리 시작했을 텐데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이 글은 개인적인 경험과 의견을 공유한 것입니다.
참고: https://www.runnersworld.com/training/a20851308/strength-training-runn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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