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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기를 하면서 처음으로 템포런이라는 훈련 방식을 제대로 해본 날이 있습니다. 인터벌 훈련을 알고 나서 한 단계 더 나아가는 방법을 찾다가 템포런을 알게 됐어요. 같은 시간을 달려도 훈련 효과가 다르다는 걸 처음 느낀 방식이었습니다. 직접 해보고 나서 달리기 능력이 한 단계 올라가는 걸 경험했어요.
템포런이 뭔지 처음 알게 됐습니다
인터벌 훈련을 몇 달 하다 보니까 단순 반복이 지루해지기 시작했습니다. 400m를 빠르게 달리고 쉬고 반복하는 게 익숙해지면서 새로운 자극이 필요하다는 걸 느꼈어요.
러닝 모임 분이 템포런을 언급했습니다. 인터벌처럼 전력으로 달리는 게 아니라 불편하지만 유지할 수 있는 속도로 20~40분을 달리는 훈련 방식이라고 했어요. 처음엔 인터벌보다 쉬울 것 같다고 생각했는데 전혀 달랐습니다.
템포런이란 젖산 역치 속도로 달리는 훈련입니다. 젖산 역치란 운동 강도가 올라가면서 혈중 젖산 농도가 급격히 올라가기 시작하는 시점을 말합니다. 이 속도보다 빠르게 달리면 젖산이 빠르게 쌓여서 오래 달리기 어려워지고, 이 속도에서 달리면 불편하지만 일정 시간 유지가 가능합니다. 이 임계점을 훈련으로 높이면 더 빠른 페이스를 더 오래 유지할 수 있게 됩니다(출처: Journal of Applied Physiology).
처음 템포런을 해본 날
처음 템포런을 해본 날은 낙동강 변 직선 구간에서였습니다. 20분을 템포 페이스로 달리는 게 목표였어요. 제 템포 페이스는 그때 km당 5분 30초~5분 40초 수준이었습니다.
처음 3분은 괜찮았습니다. 빠르긴 했지만 버틸 수 있는 수준이었어요. 5분이 지나면서부터 달라졌습니다. 숨이 빠르게 차올랐는데 멈추고 싶을 만큼은 아닌 그 불편한 경계에서 계속 달렸어요. 10분이 지났을 때 포기하고 싶었습니다. 지금 멈추면 아무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13분 지점에서 리듬이 생겼습니다. 불편함에 어느 정도 적응이 됐는지 페이스가 안정됐어요. 20분을 채우고 멈췄을 때 인터벌 훈련과 다른 종류의 성취감이 있었습니다. 짧게 전력으로 달리는 게 아니라 불편함을 오래 참아내는 것, 그 차이가 달랐어요.
달리고 나서 허벅지와 종아리가 인터벌보다 더 뭉쳐있었습니다. 같은 시간을 달렸는데 다른 방식으로 지쳤어요.

템포런이 달리기 능력에 미치는 영향
템포런을 2주에 한 번씩 훈련에 넣기 시작하면서 변화가 생겼습니다.
평소 LSD 달리기 페이스가 빨라졌습니다. Zone 2 달리기를 일정하게 유지하면서 달리는 속도가 올라가는 걸 느꼈는데, 템포런을 병행하면서 그 변화가 더 빠르게 왔습니다. 젖산 역치가 올라가면서 편안한 속도의 상한선이 높아진 거였어요.
달리기 후반 페이스 유지 능력이 올라갔습니다. 마라톤 훈련에서 20km 후반부 페이스가 무너지는 게 반복됐는데, 템포런을 3개월 이상 병행하고 나서 그 구간에서 페이스가 더 잘 유지됐습니다.
불편함을 견디는 능력이 생겼습니다. 이게 수치로 보이지 않는 변화인데, 인터벌은 짧게 강하게 달리고 쉬는 방식이라 극한의 순간이 짧습니다. 템포런은 그 불편함을 20~40분 동안 유지하는 거라 정신적으로 다른 훈련이에요. 이 능력이 마라톤 후반부 심리적 버팀목이 됐습니다.
템포런을 제대로 하는 방법
처음 몇 번은 페이스를 잘못 잡아서 효과를 못 얻었습니다. 너무 빠르게 달리거나 너무 느리게 달리면 템포런의 효과가 없어요.
적절한 템포 페이스를 찾는 방법이 있습니다. 대화 테스트인데, 완전한 문장으로 대화하기 힘들지만 짧은 단어는 말할 수 있는 속도가 적절한 템포 페이스입니다. 또는 최근 5km 대회 기록보다 km당 20~30초 느린 속도가 대략적인 템포 페이스입니다.
처음 시작할 때는 20분부터 시작하는 게 맞았습니다. 처음부터 40분을 달리려고 하면 중간에 페이스가 무너지거나 너무 힘들어서 지속하기 어려워요. 20분에서 시작해서 2주마다 5분씩 늘리는 방식으로 천천히 올렸습니다.
템포런 전날은 가볍게 달리거나 완전히 쉽니다. 템포런은 몸에 강한 자극을 주는 훈련이라 피로가 쌓인 상태에서 하면 효과가 줄어들고 부상 위험이 높아져요.
달리기에는 느리게 달리는 날과 빠르게 달리는 날이 필요합니다. 그 중간에 있는 템포런은 두 극단을 연결하는 훈련이에요. 불편하지만 멈출 수 없는 그 경계에서 달리는 능력, 그게 마라톤을 완주하는 힘과 같은 종류였습니다.
이 글은 개인적인 경험과 의견을 공유한 것입니다.
참고: https://www.runnersworld.com/training/a20851308/tempo-run-train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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