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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달리기를 시작하고 1년이 지났을 때 처음으로 야간 달리기를 해봤습니다. 평소 아침이나 저녁 6시에 달리던 루틴을 벗어나 밤 9시에 나간 날이었어요. 갑자기 일이 생겨서 낮에 달리기를 못 했는데 그냥 하루를 비우기 싫었습니다. 나가보니 낮과 완전히 다른 경험이었어요.

     

    처음 야간 달리기를 해본 날

     

    밤 9시에 낙동강 변으로 나갔습니다. 여름이었어요. 낮에는 뜨거워서 달리기 어려운 날씨였는데 밤에는 기온이 내려가서 달리기 좋은 조건이었습니다. 가로등이 군데군데 있었는데 낮처럼 환하지 않아서 처음엔 어두운 느낌이 낯설었어요.

     

    달리기 시작하고 1km쯤 됐을 때 뭔가 다른 걸 느꼈습니다. 낮에는 자전거, 보행자, 어린이들로 붐비던 코스가 한적했어요. 가끔 멀리서 다른 달리기하는 분이 보일 뿐이었습니다. 발소리와 숨소리만 들렸어요. 강물 소리도 낮보다 더 크게 들렸습니다. 주변 소음이 사라지니까 감각이 달라지는 느낌이었어요.

     

    5km를 달리고 돌아오면서 이게 중독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낮 달리기와 같은 거리를 달렸는데 훨씬 가볍게 느껴졌어요. 기온이 낮고 사람이 없으니 집중력이 달랐습니다.

     

    야간 달리기의 실제 장점

     

    날 이후 야간 달리기를 종종 하면서 알게 된 장점들이 있었습니다.

     

    기온이 낮습니다. 여름철 낮 달리기는 열사병 위험이 있고 심박수가 평소보다 높게 유지됩니다. 야간 달리기는 기온이 내려간 상태라 같은 페이스로 달려도 심박수가 낮게 유지됩니다. 연구에 따르면 기온이 10도 내려갈 때마다 달리기 퍼포먼스가 약 1~2% 향상된다고 합니다(출처: Medicine & Science in Sports & Exercise). 여름 야간 달리기가 낮보다 페이스가 잘 나오는 이유가 있었습니다.

     

    코스가 한산합니다. 낙동강 변은 낮에 자전거, 인라인, 산책하는 분들로 복잡한 편인데 밤에는 거의 비어있어요. 방향 전환이나 속도 조절 없이 직선으로 달릴 수 있어서 페이스 유지가 쉬었습니다.

     

    집중력이 다릅니다. 낮에는 시각적 자극이 많아서 주의가 분산되는데, 야간 달리기에서는 시야가 제한되니까 호흡과 발걸음에 더 집중하게 됐습니다. 이게 34번 글에서 다룬 복식호흡 연습에도 도움이 됐어요. 어두운 환경에서 달리면 자연스럽게 몸 안쪽에 집중하게 됩니다.

     

    야간 달리기에서 반드시 챙기는 것들

     

    좋은 점만 있는 건 아니었습니다. 야간 달리기를 하면서 챙겨야 할 것들이 생겼어요.

     

    시야 확보가 가장 중요합니다. 가로등이 없는 구간에서는 지면이 잘 보이지 않아서 발을 헛디디거나 작은 장애물에 걸릴 수 있어요. 한 번은 어두운 구간에서 지렁이를 밟고 미끄러질 뻔한 적이 있었습니다. 헤드램프나 전면 라이트를 착용하는 게 안전합니다.

     

    다른 사람들에게 잘 보여야 합니다. 야간 달리기에서 가장 중요한 안전 요소 중 하나가 가시성입니다. 반사 소재가 있는 운동복이나 조끼, 또는 후미등을 착용하면 자전거나 차량에서 더 잘 보입니다. 낙동강 변은 자전거 겸용 도로라 밤에도 자전거가 다니는데, 반사 소재 없이 달리다가 뒤에서 오는 자전거를 아슬아슬하게 피한 적이 있었습니다.

     

    코스를 미리 파악해야 합니다. 낮에 알던 코스라도 밤에는 위험한 구간이 생깁니다. 가로등이 없는 구간, 노면이 불규칙한 구간을 미리 알고 그 부분에서 페이스를 낮추는 습관이 생겼습니다.

     

    혼자 달릴 때는 위치 공유를 합니다. 가족에게 어디서 달리는지 미리 알리거나 스마트폰 위치 공유 기능을 켜두는 게 안전합니다.

     

    야간 달리기가 루틴에 자리 잡았습니다

     

    지금은 여름철 주 1~2회 야간 달리기를 합니다. 무더운 낮을 피하고 달리기를 유지하는 가장 현실적인 방법이었어요. 낮 달리기와 야간 달리기가 서로 다른 자극을 줘서 달리기 자체가 더 다양해진 느낌이 있습니다.

     

    간 달리기가 처음엔 낯설었는데 지금은 그 한산함과 고요함이 좋습니다. 강물 소리만 들리면서 달리는 그 감각이 낮 달리기와 완전히 다릅니다. 같은 코스를 달리는데 시간대만 바꿔도 새로운 경험이 된다는 걸 야간 달리기로 알게 됐습니다.

     

    이 글은 개인적인 경험과 의견을 공유한 것입니다. 야간 달리기 시 안전 장비를 반드시 착용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