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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기를 시작하고 처음으로 장거리 달리기 중 에너지가 완전히 바닥나는 경험을 했습니다. 마라톤 훈련 중 25km를 달리던 날이었는데 18km 지점에서 갑자기 다리가 무거워지면서 페이스가 급격히 떨어졌어요. 걷고 싶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는데 그때 처음으로 에너지 젤을 꺼내 먹었습니다. 5분 뒤에 다시 달릴 수 있었어요. 그날 에너지 보급이 달리기에서 얼마나 중요한지 처음으로 실감했습니다.
에너지가 바닥나는 현상이 뭔지 알게 됐습니다
달리기에서 에너지가 완전히 고갈되는 현상을 보닝이라고 부릅니다. 영어로 hitting the wall이라고도 하는데, 마라톤 30km 전후에서 많은 러너들이 경험하는 현상입니다. 근육과 간에 저장된 글리코겐이 고갈되면서 몸이 갑자기 에너지 부족 상태에 빠지는 거예요.
글리코겐이란 탄수화물이 몸 안에서 저장되는 형태인데, 근육과 간에 총 400~500g 정도 저장됩니다. 달리기처럼 중간 강도 이상의 운동을 지속하면 이 글리코겐이 주요 에너지원으로 사용되는데, 대략 90분에서 2시간 사이에 고갈되기 시작합니다(출처: American College of Sports Medicine). 저는 18km 지점이 딱 그 시간대와 맞아떨어진 거였어요.
보닝이 오면 단순히 다리가 무거운 게 아니었습니다. 머릿속이 멍해지고 집중력이 떨어지며 이유 없이 감정이 불안정해지는 느낌도 왔어요. 뇌도 포도당을 에너지원으로 쓰는데, 혈당이 떨어지면서 인지 능력도 함께 저하되는 겁니다.
에너지 젤을 처음 써보고 알게 된 것들
그날 가방에 에너지 젤을 하나 넣고 나갔는데 쓸 일이 없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10km까지는 아무 문제 없었거든요. 근데 18km에서 에너지가 떨어지면서 결국 꺼냈습니다.
에너지 젤을 처음 먹어봤는데 맛이 상당히 달고 끈적했어요. 먹고 나서 바로 효과가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5분 정도 지나자 다리가 조금씩 가벼워지는 느낌이 왔어요. 혈당이 다시 올라오면서 몸이 반응하는 시간이 필요했던 겁니다.
에너지 젤의 주성분은 빠르게 흡수되는 탄수화물입니다. 말토덱스트린이나 포도당, 과당 같은 성분이 들어있는데 소화 과정 없이 빠르게 혈액으로 흡수됩니다. 달리기 중 혈당을 빠르게 올려주는 게 목적이에요. 일부 제품에는 카페인이나 전해질도 포함돼 있어서 에너지 보충과 수분 보충을 동시에 할 수 있습니다.

에너지 보급 타이밍이 핵심이었습니다
그날 이후로 에너지 젤을 언제 먹어야 하는지 제대로 공부했습니다.
핵심은 고갈되기 전에 먹는 것입니다. 에너지가 떨어진 다음에 먹으면 효과가 나타나는 데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이미 늦은 경우가 많습니다. 달리기 시작 45~60분 후부터 미리 보급을 시작하고, 이후 30~45분 간격으로 꾸준히 보충하는 게 맞습니다(출처: Journal of Sports Sciences). 저는 그날 18km까지 아무것도 안 먹다가 너무 늦게 먹은 거였습니다.
물과 함께 먹는 게 중요합니다. 에너지 젤은 농도가 높아서 물 없이 먹으면 위장에서 흡수되는 속도가 느려지고 복통이 생길 수 있어요. 수분 보급 지점에서 에너지 젤을 함께 먹는 루틴을 만들었습니다.
훈련 중에 미리 연습하는 것도 중요했습니다. 처음 먹어보는 에너지 젤을 대회 날 사용하면 위장 반응을 예측할 수 없어요. 저도 처음 몇 번은 에너지 젤을 먹고 달리는 중에 속이 불편한 경험을 했습니다. 훈련에서 여러 브랜드를 써보고 내 몸에 맞는 걸 찾아야 합니다.
에너지 보급 전략이 달라진 뒤 훈련이 바뀌었습니다
에너지 보급 전략을 제대로 세우고 나서 장거리 훈련이 달라졌습니다.
20km 이상 훈련에서는 반드시 에너지 젤을 챙깁니다. 10km당 하나씩 먹는 걸 기준으로 삼았어요. 훈련 초반부터 보급을 시작하니까 후반부 페이스가 유지됐습니다. 이전에는 20km 후반이 항상 힘들었는데 보급 루틴을 만들고 나서 그 구간이 훨씬 나아졌습니다.
마라톤 대회에서는 에너지 보급 계획을 미리 세웠습니다. 코스에서 수분 보급 지점이 몇 km마다 있는지 확인하고, 그 지점에서 에너지 젤을 먹는 계획을 세웠어요. 첫 마라톤에서는 이 계획 없이 나갔다가 30km 벽을 제대로 경험했는데, 두 번째 마라톤에서는 계획대로 보급하면서 30km 이후도 페이스를 유지할 수 있었습니다.
달리기에서 에너지 관리는 훈련 못지않게 중요한 기술입니다. 아무리 잘 달려도 에너지가 고갈되면 몸이 버티지 못합니다. 18km에서 주저앉을 뻔한 그날이 에너지 보급의 중요성을 가장 확실하게 가르쳐준 날이었습니다.
이 글은 개인적인 경험과 의견을 공유한 것이며 전문적인 의료 조언이 아닙니다.
참고: https://www.runnersworld.com/nutrition/a20851208/energy-gels-runn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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