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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달리기1년 넘게 하면서 케이던스라는 말을 처음 들은 건 러닝 모임에서였습니다. 한 분이 "케이던스를 올리면 무릎 부담이 줄어든다"고 했는데 그때는 그게 뭔지도 몰랐어요. 찾아보니 분당 발걸음 수를 뜻하는 거였습니다. 제 케이던스를 측정해봤더니 분당 158보였는데, 권장 수치보다 한참 낮았습니다. 케이던스를 바꾸고 나서 달리기가 달라졌습니다.

     

    케이던스가 뭔지 처음 알게 됐습니다

     

    케이던스란 1분 동안 발이 지면에 닿는 횟수를 말합니다. 양발을 합산한 숫자예요. 달리기 전문가들 사이에서 오랫동안 권장 케이던스로 언급되는 숫자가 분당 180보입니다. 전설적인 달리기 코치 잭 다니엘스가 1984년 올림픽에서 엘리트 선수들을 관찰한 결과 대부분이 분당 180보 이상으로 달린다는 걸 발견하면서 알려진 수치입니다.

     

    케이던스가 분당 158보였습니다. 권장 수치보다 22보가 적었어요. 처음엔 이 숫자가 뭘 의미하는지 몰랐는데, 케이던스가 낮으면 보폭이 넓어진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보폭이 넓으면 발이 몸 앞쪽으로 멀리 나가면서 착지하게 됩니다. 이 때 뒤꿈치가 먼저 지면에 닿는 뒤꿈치 착지가 되기 쉬운데, 이렇게 되면 달리는 방향의 반대쪽으로 제동력이 생기고 무릎과 골반에 충격이 집중됩니다. 케이던스를 높이면 자연스럽게 보폭이 줄어들고 발이 몸 아래쪽 가까이서 착지하게 되면서 충격이 분산됩니다(출처: Journal of Biomechanics).

     

    케이던스를 올리는 실험을 해봤습니다

     

    스마트워치에서 케이던스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는 걸 알고 나서 측정을 시작했습니다. 평소 달리기 케이던스가 155~162보 사이에 분포했어요.

     

    처음 목표는 분당 165보로 잡았습니다. 180까지 한 번에 올리는 게 아니라 단계적으로 올리는 게 맞다는 걸 알았기 때문입니다. 케이던스를 갑자기 크게 바꾸면 새로운 달리기 패턴에 적응하면서 근육 피로가 빠르게 쌓일 수 있어요.

     

    메트로놈 앱을 활용했습니다. 분당 165회 박자로 맞춰놓고 그 박자에 발걸음을 맞추는 방식이었어요. 처음엔 박자가 빠르게 느껴졌는데 1주일이 지나자 자연스러워졌습니다.

     

    2주 후에는 170보로 목표를 올렸습니다. 4주 후에는 175보까지 올라갔어요. 지금은 의식하지 않아도 평균 172보 정도로 달립니다.

     

    케이던스가 올라가면서 달라진 것들

     

    케이던스를 올리기 시작한 지 3주가 지났을 때 무릎이 가볍다는 걸 느꼈습니다. 예전에 10km를 달리면 무릎 앞쪽이 묵직했는데 그 느낌이 줄어들었어요. 보폭이 좁아지면서 착지 충격이 줄어든 결과였습니다.

     

    페이스도 유지하면서 에너지 소비가 줄어드는 느낌이었습니다. 케이던스가 높아지면 같은 페이스를 더 적은 힘으로 유지할 수 있게 됩니다. 보폭이 넓을 때는 발을 멀리 뻗었다가 착지하는 과정에서 에너지가 낭비되는데, 보폭이 줄어들면 그 낭비가 줄어드는 거예요.

     

    달리기 후반 지칠 때 자세가 덜 무너졌습니다. 예전엔 10km 후반에 보폭이 흐트러지면서 자세가 무너졌는데, 케이던스를 의식하면서 달리니까 지쳐도 발걸음 리듬이 유지됐습니다.

     

    한 가지 주의할 점이 있었습니다. 케이던스를 올리는 과정 초반에 종아리와 발바닥에 피로가 평소보다 빨리 왔습니다. 보폭이 좁아지면서 종아리 근육이 더 많이 쓰이기 때문이에요. 처음 2주는 케이던스를 올린 날 다음 날에 종아리 스트레칭을 더 꼼꼼히 했습니다.

     

    180보가 모든 사람에게 맞는 건 아닙니다

     

    찾아보니 분당 180보가 절대적인 기준은 아니라는 연구도 있었습니다. 키와 체형, 달리기 속도에 따라 최적의 케이던스가 다를 수 있다는 거예요(출처: International Journal of Sports Physiology and Performance). 중요한 건 정확한 숫자가 아니라 지금보다 10% 정도 높이는 것이고, 그것만으로도 무릎 부담이 줄어드는 효과가 있다고 합니다.

     

    저도 지금 172보에서 굳이 180보까지 올리려 하지 않습니다. 무릎이 편해지고 달리기가 더 가벼워진 현재 상태가 제 몸에 맞는 케이던스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숫자보다 몸이 먼저 답을 알고 있었습니다.

     

    이 글은 개인적인 경험과 의견을 공유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