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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기를 시작하고 나서 호흡이 가장 어려웠습니다. 숨이 빨리 차오르는 게 체력 문제인지 호흡 방법 문제인지 구분이 안 됐어요. 주변에서는 코로 마시고 입으로 내쉬라고 하는 분도 있었고, 그냥 편한 대로 하면 된다는 분도 있었습니다. 직접 여러 방법을 실험해보고 나서야 제 몸에 맞는 방법을 찾았습니다.
처음엔 호흡을 너무 의식했습니다
달리기 초반에는 호흡을 너무 의식했습니다. 코로 마셔야 한다는 생각에 입을 닫고 달리니까 100m도 안 가서 숨이 막혔어요. 억지로 코로만 마시려고 하니 산소 공급이 부족해서 더 힘들었습니다.
나중에 알고 보니 달리기 강도에 따라 호흡 방법이 달라진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가볍게 걷는 수준이라면 코로 충분히 호흡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달리기처럼 산소 요구량이 올라가면 코만으로는 공급이 부족해집니다. 코의 통로가 입보다 좁아서 같은 시간에 들이마실 수 있는 공기량이 적거든요. 그래서 달리기 중에는 코와 입을 동시에 사용하거나 입으로 보조 호흡을 하는 게 자연스러운 반응입니다.
코 호흡이 완전히 의미 없는 건 아닙니다. 코는 공기를 걸러주고 따뜻하게 만들어주는 필터 역할을 합니다. 특히 겨울 달리기에서 차가운 공기를 직접 폐로 들이마시면 기관지에 자극이 가는데, 코를 통하면 그 자극이 줄어듭니다. 다만 이게 호흡량 자체를 제한할 만큼 중요한 건 아니었어요.
복식호흡을 배우면서 달라졌습니다
호흡 방법보다 더 중요한 게 호흡의 깊이였습니다. 얕은 가슴 호흡과 깊은 복식호흡의 차이가 달리기 퍼포먼스에 직접 영향을 줬습니다.
복식호흡이란 횡격막을 활용해서 폐 아래쪽까지 공기를 채우는 호흡 방식입니다. 횡격막이란 가슴과 배를 나누는 근육막으로, 이 근육이 아래로 내려가면서 폐가 충분히 확장됩니다. 반면 가슴 호흡은 폐 윗부분만 사용해서 같은 횟수를 호흡해도 산소 흡수량이 적습니다.
달리면서 복식호흡을 의식적으로 연습했습니다. 숨을 들이마실 때 배가 불룩해지도록, 내쉴 때 배가 들어가도록 하는 방식이었어요. 처음엔 달리면서 이걸 동시에 하는 게 어색했는데, 2주 정도 지나니까 자연스러워졌습니다. 같은 거리를 달려도 숨이 덜 차는 느낌이 확실히 달랐습니다.
연구에 따르면 복식호흡을 활용한 달리기가 가슴 호흡보다 산소 효율을 높이고 달리기 중 피로감을 줄이는 데 효과적이라는 결과가 있습니다(출처: Journal of Strength and Conditioning Research). 달리기 경제성이라는 개념인데, 같은 페이스를 유지하면서 산소를 덜 소비하면 그만큼 더 오래 달릴 수 있습니다.

호흡 리듬을 발걸음에 맞추기 시작했습니다
호흡 리듬을 발걸음과 맞추는 방법도 시도해봤습니다. 흔히 알려진 방법이 2-2 리듬이나 3-2 리듬입니다. 2-2 리듬은 두 걸음 들이마시고 두 걸음 내쉬는 방식이고, 3-2 리듬은 세 걸음 들이마시고 두 걸음 내쉬는 방식입니다.
저는 처음에 2-2 리듬을 시도했는데 페이스가 빨라질수록 유지하기 어려웠습니다. 3-2 리듬이 더 편했어요. 들이마시는 시간이 내쉬는 시간보다 길어서 산소 공급이 더 충분했습니다.
한 가지 주의할 점이 있었습니다. 항상 같은 발이 착지할 때 날숨이 끝나도록 맞추면 한쪽 다리에만 반복적으로 충격이 집중될 수 있다는 연구도 있습니다(출처: Medicine & Science in Sports & Exercise). 그래서 3-2 리듬처럼 홀수 박자를 쓰면 날숨이 오른발, 왼발에 번갈아가며 끝나서 충격이 고르게 분산됩니다.
강도에 따라 다르게 씁니다
지금은 달리기 강도에 따라 호흡 방식을 달리 씁니다.
가벼운 조깅이나 LSD 훈련에서는 코와 입을 같이 사용하는 3-2 리듬으로 달립니다. 대화가 가능한 수준의 강도에서 이 리듬이 자연스럽게 유지됩니다.
인터벌 훈련처럼 고강도 달리기에서는 리듬을 맞추려는 시도를 포기하고 그냥 몸이 원하는 대로 빠르게 호흡합니다. 고강도 구간에서 호흡 리듬을 억지로 맞추려고 하면 오히려 집중력이 분산됩니다.
달리기 후반 지칠 때는 의식적으로 호흡을 깊게 가져갑니다. 숨이 빠르고 얕아지기 시작하면 한 번 크게 내쉬면서 리셋하는 방식으로 호흡을 다시 잡았습니다. 마라톤 30km 지점에서 이 방법이 실제로 도움이 됐습니다.
호흡은 의식하는 순간 어색해집니다. 자연스럽게 몸에 밸 때까지 꾸준히 연습하는 게 방법이었습니다. 지금도 달리다 보면 호흡을 전혀 의식하지 않는 순간이 있는데, 그때가 가장 잘 달리고 있는 순간이었습니다.
이 글은 개인적인 경험과 의견을 공유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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