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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달렸는데 체중이 늘었습니다. 달리기를 시작하고 한 달쯤 됐을 때 체중계를 밟았다가 황당했어요. 오히려 500g이 늘어있었거든요. 뭔가 잘못된 건가 싶어서 그날 저녁 한참을 찾아봤습니다. 달리기 후 체중이 늘어나는 이유가 따로 있다는 걸 그때 처음 알게 됐습니다.
달리면 왜 살이 안 빠질까
운동 후 체중이 늘어나는 원인은 크게 두 가지입니다.
첫 번째는 수분 저류입니다. 달리기 같은 유산소 운동을 하면 근육에 미세한 손상이 생기는데, 몸이 이 부위를 회복하는 과정에서 수분을 끌어당깁니다. 일시적인 부종인데 체중계에는 그대로 잡혀요. 처음 달리기를 시작한 분들에게 특히 많이 나타나고 2~3주 지나면 자연스럽게 안정됩니다. 저도 첫 달에 이 현상을 몰라서 포기할 뻔했습니다.
두 번째는 보상 심리입니다. 뛰고 나면 허기가 지는데 "운동했으니까 좀 먹어도 되겠지"라는 생각이 들기 쉽습니다. 저도 100일 챌린지 초반에 낙동강 변을 5km 달리고 돌아와서 삼겹살을 먹은 날이 있었어요. 5km 달리기로 소모한 칼로리가 300kcal 정도인데 삼겹살 한 인분이 600kcal가 넘습니다. 운동이 식욕을 정당화하는 도구가 된 겁니다.
나중에 찾아보니 운동 강도가 높을수록 식욕 억제 호르몬보다 식욕 자극 호르몬이 더 많이 분비된다는 연구 결과가 있더라고요. 열심히 달릴수록 더 먹고 싶어지는 게 의지 문제가 아니라 생리적인 반응이라는 겁니다(출처: American Journal of Clinical Nutrition). 그걸 알고 나서야 내가 약한 게 아니었구나 싶었습니다.
체중계 숫자보다 먼저 봐야 할 것
달리기 시작 후 한 달은 체중계보다 몸 상태를 보는 게 맞습니다. 계단 오를 때 숨이 덜 찬다, 아침에 일어나는 게 가벼워졌다, 같은 거리를 달리는데 심박수가 낮아졌다. 이런 변화가 체중 숫자보다 훨씬 정직한 지표입니다.
저는 체중이 늘어났을 때 포기할 뻔했는데, 그때 바지 허리가 헐렁해진 걸 발견했습니다. 체중은 늘었는데 허리둘레는 줄어있었어요. 근육이 붙고 지방이 빠지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현상이었습니다. 근육이 지방보다 무겁기 때문에 체중계 숫자는 오를 수 있거든요. 체지방률이 내려가고 있었는데 체중계만 보고 실패라고 생각한 겁니다.
폐업 후 몸을 다시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에 달리기를 시작했는데, 한 달 만에 체중이 늘자 솔직히 멘탈이 흔들렸습니다. 근데 바지 허리가 헐렁해진 걸 보고 계속할 수 있었어요. 그 작은 신호가 두 달을 버티게 해줬습니다.
두 달을 넘겨야 진짜 변화가 보입니다
달리기를 두 달 넘기고 나서야 체중이 눈에 띄게 줄기 시작했습니다. 처음 한 달은 몸이 적응하는 기간입니다. 기초대사량이 올라가고, 근육이 자리를 잡고, 지방 연소 시스템이 효율적으로 바뀌는 데 시간이 필요합니다.
자전거를 탈 때도 처음 한 달은 몸이 안장에 적응하느라 오히려 엉덩이가 더 아팠는데, 그걸 넘기고 나서야 편안해지는 경험을 했습니다. 달리기 체중 변화도 똑같습니다. 한 달은 너무 짧습니다.
두 달이 지났을 때 4kg이 빠져있었습니다. 매일 뛴 것도 아니고 주 4회 정도였는데 그 정도 변화가 생겼어요. 중요한 건 체중계를 멀리하고 허리둘레와 심박수 변화를 기준으로 삼았다는 겁니다. 숫자에 집착하지 않으니까 오히려 오래 달릴 수 있었습니다.

달리기 중 식욕을 관리하는 방법
운동 후 폭식을 막는 현실적인 방법이 몇 가지 있었습니다.
달리고 나서 바로 단백질을 챙겼습니다. 계란 두 개나 두부 한 모 정도면 충분했어요. 단백질이 포만감을 오래 유지시켜줘서 삼겹살 생각이 덜 났습니다. 수분 보충도 중요했습니다. 달리고 나서 물을 충분히 마시면 허기가 가라앉는 경우가 많았어요. 갈증을 배고픔으로 착각하는 경우가 생각보다 많습니다.
운동 강도를 너무 높이지 않는 것도 방법이었습니다. 숨이 턱 끝까지 차오르게 달리면 식욕이 폭발적으로 올라옵니다. 옆 사람과 대화가 될 정도의 속도로 달리면 운동 후 식욕이 훨씬 잘 조절됩니다.
지금 달리기를 시작하고 체중이 늘어서 당황하고 계신 분이 있다면 체중계를 잠시 내려놓고 바지 허리가 헐렁해지는지부터 확인해보시길 권합니다. 그게 더 정직한 신호입니다. 두 달만 버티면 체중계도 달라집니다.
이 글은 개인 경험을 바탕으로 작성했습니다. 체중 변화가 걱정된다면 전문의와 상담하시길 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