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목차


    달리기 중 수분을 얼마나 마셔야 하는지 기준이 없었습니다. 처음엔 목이 마를 때만 마셨어요. 어떤 날은 500ml를 다 마시고도 부족했고, 어떤 날은 거의 안 마셨습니다. 마라톤 훈련을 시작하면서 수분 보충이 퍼포먼스에 직접 영향을 준다는 걸 알게 됐고, 직접 실험해보면서 제 몸에 맞는 기준을 찾았습니다.

     

    갈증을 느낄 때는 이미 늦은 겁니다

     

    처음엔 갈증이 오면 마시면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근데 찾아보니 갈증을 느끼는 시점에는 이미 체중의 1~2%가 수분으로 빠진 상태라고 합니다. 체중 70kg 기준으로 700ml~1.4리터가 빠진 상태에서야 갈증이 오는 거예요.

     

    수분이 체중의 2%만 빠져도 달리기 퍼포먼스가 눈에 띄게 떨어집니다. 심박수가 올라가고 체온 조절 능력이 저하되며, 집중력도 함께 떨어집니다. 5%가 빠지면 열사병 위험이 생기기 시작합니다(출처: American College of Sports Medicine). 갈증은 신호가 늦게 오는 경보장치인 셈입니다.

     

    저도 이걸 경험으로 확인한 날이 있었습니다. 마라톤 훈련 중 18km를 달리다가 12km 지점에서 급격하게 힘들어진 날이었어요. 그날 물을 500ml만 챙겼고, 10km 지점에서 다 마셨습니다. 12km부터 심박수가 평소보다 10회 이상 높게 유지됐고 페이스가 급격히 떨어졌습니다. 집에 돌아와서 체중을 재봤더니 달리기 전보다 1.8kg이 줄어있었습니다. 대부분 수분 손실이었습니다.

     

    직접 실험해본 수분 보충 방법들

     

    그 경험 이후로 4주 동안 수분 보충 방식을 다르게 해보면서 비교했습니다.

     

    첫 번째 주는 기존 방식대로 목이 마를 때만 마셨습니다. 10km 달리기에서 평균 심박수가 148회, 페이스가 km당 6분 20초였습니다.

     

    두 번째 주는 20분마다 한 모금씩 마셨습니다. 같은 코스에서 평균 심박수가 142회, 페이스가 6분 05초로 개선됐습니다. 심박수가 6회 낮아지고 페이스가 15초 빨라진 겁니다.

     

    세 번째 주는 달리기 시작 전 300ml를 먼저 마시고, 20분마다 100ml씩 보충했습니다. 평균 심박수 139회, 페이스 5분 58초로 더 개선됐습니다.

     

    네 번째 주는 세 번째 방식에 전해질 음료를 절반 섞었습니다. 10km 이상 달릴 때 물만 마시는 것보다 전해질을 같이 보충하면 근육 경련이 줄어든다는 걸 15번 글에서 다뤘는데, 실제로 확인이 됐습니다. 페이스는 비슷했는데 달리고 난 후 회복이 빨랐어요.

     

    거리와 날씨에 따라 다르게 가져갑니다

     

    4주 실험을 통해 제 몸에 맞는 기준을 만들었습니다.

     

    5km 이하 단거리에서 날씨가 선선하면 수분 없이 달려도 괜찮았습니다. 몸이 감당할 수 있는 범위 안이었어요.

     

    10km 안팎에서는 달리기 전 200~300ml를 마시고, 달리는 중 20분마다 100ml씩 보충합니다. 총 600ml 정도면 충분했어요.

     

    15km 이상에서는 전해질 음료를 섞습니다. 물 500ml에 전해질 탭 하나를 녹여서 가져갑니다. 장거리에서는 나트륨과 마그네슘 손실이 커지기 때문에 물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여름과 겨울이 다릅니다. 여름 달리기에서는 위에 기준보다 20~30% 더 마십니다. 땀 손실이 훨씬 빠르기 때문입니다. 반면 겨울 달리기에서는 땀을 덜 흘리지만 호흡으로 수분이 빠져나가는 양이 늘어서 수분 보충을 완전히 생략하는 건 좋지 않았습니다.

     

    달리기 후 체중을 재보는 것도 방법입니다. 달리기 전후 체중 차이가 수분 손실량인데, 1kg 차이면 1리터가 빠진 거예요. 달리기 후 체중이 달리기 전보다 1kg 이상 줄었다면 수분 보충이 부족했다는 신호입니다.

     

    수분 보충은 시간을 정해두지 않으면 자꾸 잊게 됩니다. 스마트워치에 20분마다 진동 알림을 설정했더니 마시는 타이밍을 놓치지 않게 됐어요. 갈증을 기다리는 게 아니라 타이머로 관리하는 방식이 제 몸에 맞았습니다.

     

    글은 개인적인 경험과 의견을 공유한 것이며 전문적인 의료 조언이 아닙니다. 수분 보충량은 개인 체질과 환경에 따라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