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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기를 시작하고 2년이 됐습니다. 처음 운동화를 신고 낙동강 변으로 나갔던 날, 1km도 못 뛰고 돌아왔던 그 날로부터 정확히 2년이 지났어요. 지금은 매주 주 4~5회, 한 번에 10~15km를 달립니다. 2년 전과 지금을 비교하면 숫자도 달라졌지만 달리기를 바라보는 방식이 더 크게 달라졌습니다.
첫 해와 두 번째 해가 달랐습니다
달리기 첫 해는 모든 게 처음이었습니다. 1km를 달리는 것도 처음, 5km 완주도 처음, 10km도 처음, 마라톤 풀코스 완주도 처음이었어요. 처음이 많다 보니 동기가 자연스럽게 유지됐습니다. 새로운 거리를 달성할 때마다 성취감이 따라왔어요.
두 번째 해는 달랐습니다. 처음이 사라진 자리에 익숙함이 왔어요. 마라톤을 이미 한 번 완주했으니 두 번째 완주는 첫 번째만큼 강렬하지 않았습니다. 같은 거리를 달려도 점점 당연해졌어요. 이게 두 번째 해의 가장 큰 도전이었습니다.
성취 목표에서 과정 중심으로 달리기를 대하는 방식이 바뀐 게 두 번째 해였습니다. 무언가를 처음 해내는 것보다 꾸준히 지속하는 게 어떤 의미인지 두 번째 해에 배웠어요.
2년 동안 달라진 숫자들
2년을 돌아보면서 데이터를 정리해봤습니다. 스마트워치와 달리기 일지를 같이 보면서 비교했어요.
총 달린 거리가 2300km였습니다. 지구 둘레가 약 40000km이니까 지구의 약 6%를 달린 셈이에요. 낙동강을 100번 넘게 왔다 갔다 한 거리입니다.
5km 페이스가 처음 40분에서 지금 30분대 초반으로 줄었습니다. km당 8분대에서 6분대 초반으로 변한 거예요. 페이스만 보면 2년 만에 꽤 빨라졌지만 그게 목표는 아니었습니다.
안정시 심박수가 분당 78회에서 58회로 내려갔습니다. 20회가 줄어든 건데, 심장이 그만큼 효율적으로 일하게 됐다는 의미입니다. 이 숫자가 가장 기쁜 변화였어요.
체지방률이 28%에서 19%로 내려갔습니다. 체중도 줄었지만 이 수치가 더 중요했어요. 몸의 구성이 달라진 거니까요.
2년이 지나도 달리기가 어려운 날이 있습니다
2년이 지나면 달리기가 완전히 자연스러워질 거라고 생각했는데 그렇지 않았습니다. 여전히 운동화를 신기 싫은 날이 있어요. 날씨가 나쁘거나, 몸이 무겁거나, 그냥 이유 없이 나가기 싫은 날이 있습니다.
달라진 건 그 싫음을 다루는 방식입니다. 처음엔 싫으면 안 나갔는데, 지금은 싫어도 일단 신발을 신습니다. 신발을 신으면 대부분 나가게 되거든요. 나가면 대부분 달리게 됩니다. 그 패턴을 2년 동안 몸이 알게 됐어요.
달리기 연구에서 반복 행동이 습관으로 굳어지는 데 평균 66일이 걸린다고 합니다(출처: European Journal of Social Psychology). 저는 2년이 지났으니까 그 임계점을 훨씬 넘어선 셈인데, 습관이 됐어도 여전히 저항이 오는 날이 있다는 게 흥미롭습니다. 습관은 저항을 없애는 게 아니라 저항을 이기는 능력을 키우는 거라는 걸 2년이 가르쳐줬어요.

달리기가 삶에 미친 영향
2년 전과 지금을 비교했을 때 달리기가 삶에 미친 영향을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아침이 달라졌습니다. 폐업 직후 낮과 밤이 뒤바뀌었던 생활이 달리기 루틴과 함께 제자리를 찾았어요. 지금은 아침 6시 30분에 일어나는 게 자연스럽습니다.
불안이 줄었습니다. 폐업 후 앞날에 대한 불안이 항상 있었는데, 달리기가 그 불안을 없애준 건 아니에요. 다만 불안을 옆에 두고 달릴 수 있게 됐습니다. 달리는 동안 불안이 잠시 자리를 비켜주는 경험이 반복되면서 불안과의 관계가 달라졌어요.
사람과의 연결이 생겼습니다. 러닝 모임에서 만난 분들이 지금 가장 자주 만나는 사람들이에요. 달리기가 관계를 만들어줬습니다.
블로그가 시작됐습니다. 달리기를 하면서 경험한 것들을 기록하고 싶었고, 그게 이 블로그의 시작이었습니다. 글을 쓰면서 달리기를 더 깊이 이해하게 됐고, 달리기를 하면서 쓸 내용이 생겼어요. 달리기와 글쓰기가 서로를 키워주는 구조가 됐습니다.
3년째 달리기에 대한 생각
2년을 마무리하면서 3년째를 어떻게 달릴지 생각해봤습니다.
기록보다 지속을 목표로 합니다. 페이스를 올리거나 거리를 늘리는 것보다 지금 이 페이스, 이 거리로 10년 뒤에도 달리고 있는 게 목표예요. 50대에 시작했으니 60대에도 달리는 사람이 되는 것, 그게 지금 가장 현실적이고 가장 원하는 목표입니다.
부상 없이 달리는 게 최우선입니다. 2년 동안 여러 부상을 겪으면서 부상이 단순히 불편한 게 아니라 달리기의 연속성을 끊는다는 걸 배웠습니다. 부상 없이 꾸준히 달리는 게 빠르게 달리는 것보다 중요하다는 걸 2년이 가르쳐줬어요.
2년 전 운동화를 처음 신었을 때는 이렇게까지 달리게 될 줄 몰랐습니다. 1km가 목표였던 사람이 마라톤을 완주하고 2300km를 달렸어요. 앞으로 2년 뒤엔 또 어디까지 달려있을지 모릅니다. 그게 기대됩니다.
이 글은 개인적인 경험과 의견을 공유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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