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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기 일지를 쓰기 시작하면서 달라진 것들

달리기를 시작하고 1년이 넘었을 때 처음으로 러닝 다이어리를 쓰기 시작했습니다. 스마트워치 데이터만 보다가 글로 기록하기 시작했는데, 그게 달리기를 대하는 방식을 완전히 바꿔놓았습니다. 데이터는 숫자였지만 다이어리는 이야기였어요. 같은 달리기인데 기록하는 방식이 달라지니까 달리기 자체가 달라졌습니다. 스마트워치 데이터만 보던 시기 처음 달리기를 시작하고 나서 스마트워치에 의존했습니다. 거리, 페이스, 심박수, 케이던스가 매일 쌓였어요. 그 데이터를 보면서 어제보다 오늘이 나아졌는지 확인하는 게 달리기의 주된 관심사였습니다. 숫자로만 보는 달리기는 어떤 날은 만족스럽고 어떤 날은 실망스러웠습니다. 페이스가 나쁜 날은 그냥 나쁜 날이었어요. 그날 달리면서 뭘 느꼈는지, 어떤 생각을 했는지는 기록에 남지 않았..

달리기와 일상 2026. 7. 26. 10:13
비 온 뒤 달리기, 공기가 다른 그 날의 낙동강 변

비가 그친 다음 날 아침 달리기가 있습니다. 평소와 같은 코스인데 완전히 다른 경험을 하는 날이에요. 낙동강 변이 전날 비에 씻겨서 공기가 달랐습니다. 처음 그 차이를 느낀 건 100일 챌린지 63일째였어요. 그날 이후로 비 온 뒤 달리기가 특별한 날이 됐습니다. 그날 낙동강 변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전날 밤 비가 꽤 많이 왔습니다. 아침에 일어나보니 하늘이 맑게 개어있었어요. 평소 같았으면 그냥 나갔을 텐데 그날은 문을 열자마자 공기가 달랐습니다. 뭔가 상쾌한 냄새가 났어요. 나중에 알게 됐는데 그 냄새가 페트리코르라는 거였습니다. 페트리코르란 비가 온 뒤 땅에서 올라오는 독특한 향기를 말하는데, 흙 속의 박테리아가 만들어낸 지오스민이라는 화합물과 빗물이 아스팔트에 닿으면서 생기는 오일 성분이 결합해..

달리기와 일상 2026. 7. 18. 18:21
달리기와 분노 조절, 화가 나는 날 달리면 생기는 일

화가 많이 나는 날이 있었습니다. 폐업 관련 서류 처리 중에 예상치 못한 문제가 생겼는데, 담당자와 통화하다가 전화를 끊고 나서 손이 떨렸어요. 그냥 집에 있으면 그 화가 사그라들지 않을 것 같아서 운동화를 신고 나갔습니다. 특별한 계획 없이 그냥 나간 날이었는데, 달리고 돌아왔을 때 완전히 달라져 있었습니다. 그날 낙동강 변에서 달리면서 생긴 일 처음 1km는 화가 난 채로 달렸습니다. 평소보다 빠르게 달렸어요. 숨이 금방 차올랐는데 그게 이상하게 좋았습니다. 머릿속에서 계속 돌던 통화 내용, 억울한 감정,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하나 하는 걱정들이 숨이 차오르면서 잠시 밀려났습니다. 3km쯤 됐을 때 페이스가 자연스럽게 떨어졌습니다. 숨을 고르면서 달리기 시작했고, 그때부터 생각이 정리되기 시작했어요. ..

달리기와 일상 2026. 7. 17. 10:30
50대 달리기 시작이 늦지 않은 이유, 직접 겪고 알았습니다

50대에 달리기를 시작한다고 했을 때 주변 반응이 비슷했습니다. "그 나이에 무리하지 마라", "걷기나 해" 같은 말을 자주 들었어요. 저도 처음엔 늦은 게 아닐까 걱정했습니다. 근데 직접 시작해보고 나서 그 걱정이 얼마나 근거 없는 것이었는지 알게 됐습니다.늦었다는 생각이 가장 큰 장벽이었습니다 폐업 후 처음 운동화를 신었을 때 제 나이가 발목을 잡았습니다. 젊은 사람들이 빠르게 지나가는 걸 보면서 "이 나이에 이게 맞나" 싶었어요. 인터넷에서 달리기 관련 글을 찾아봐도 대부분 20~30대 기준으로 쓰여 있었습니다. 근데 찾아보니 생각이 완전히 바뀌는 자료들이 있었습니다. 50대 이후 시작한 운동이 오히려 신체 기능 회복에 더 극적인 효과를 보인다는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출처: Journal of th..

달리기와 일상 2026. 6. 27. 11:07
달리기 슬럼프, 47일째에 찾아온 운동 번아웃을 넘긴 방법

100일 챌린지 47일째였습니다. 정확히 그날을 기억하는 이유는 스마트워치 기록을 나중에 다시 봤기 때문입니다. 그날 알람이 울렸는데 끄고 다시 잠들었습니다. 매일 똑같은 낙동강 변 코스를 달리는 게 갑자기 견딜 수 없이 지겨워졌어요. 운동화를 신는 것 자체가 귀찮아졌습니다. 처음엔 이게 단순한 게으름인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습니다.슬럼프가 온 진짜 이유 처음엔 의지가 약해진 거라고 자책했습니다. 그날도 누워서 한 시간 넘게 자책만 했어요. 폐업 후 시작한 일인데 이것조차 제대로 못 하나 싶었습니다. 근데 나중에 찾아보니 이게 단순한 의지 문제가 아니라 운동 번아웃이라는 실제 현상이었습니다. 운동 번아웃이란 장기간 같은 강도와 패턴으로 운동을 지속할 때 신체적 피로와 심리적 동기 저하가 동시에 누적되는..

달리기와 일상 2026. 6. 27. 09:16
폐업 후 6개월, 달리기가 일상을 어떻게 바꿨는지

폐업을 결심하고 마지막 출근을 하던 날, 가게 문을 닫으면서 눈물이 났습니다. 10년 넘게 운영하던 식당이었는데 코로나와 임대료 상승을 버티지 못했습니다. 정확히 그 다음 날 아침 7시, 평소 같으면 장 보러 나갈 시간이었는데 그냥 침대에 누워있었습니다. 그러다 12일째 되던 날 충동적으로 운동화를 신고 나간 게 시작이었습니다. 6개월이 지난 지금, 그날부터 달라진 것들을 정리해봅니다.첫 한 달, 그냥 멍하니 있었습니다 폐업 직후 한 달은 사실 달리기보다 무기력함이 먼저였습니다. 아침에 일어나도 갈 곳이 없다는 게 이상하게 느껴졌어요. 10년 동안 매일 새벽에 일어나서 장을 보고 가게를 열던 패턴이 갑자기 사라지니까 시간 감각이 무너졌습니다. 낮에 자고 밤에 깨어있는 날이 며칠 이어지기도 했습니다. 나중..

달리기와 일상 2026. 6. 26.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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