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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폭염 특보가 내린 날, 평소 습관대로 오전 9시쯤 낙동강변에 나갔습니다. 5km도 채 못 뛰었는데 갑자기 다리에 힘이 풀리고 어지러움이 몰려왔습니다.
땀은 나는데 힘이 빠지는 게 첫 신호였습니다
처음엔 그냥 컨디션이 안 좋은 날인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페이스를 늦춰도 어지러움이 가시지 않았고, 오히려 손발이 서늘하면서 축축해지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나중에 찾아보니 땀이 계속 나는 상태에서 갑자기 힘이 빠지거나 어지러운 게 열탈진의 초기 신호라고 하더라고요. 특히 피부가 계속 땀에 젖어 있으면서 서늘하고 축축한 느낌이 들면 이미 어느 정도 열탈진이 진행된 상태로 봐야 한다는 걸 그날 처음 알았습니다.
그날은 결국 3km 지점에서 달리기를 멈추고 그늘을 찾아 앉았습니다. 예전 같으면 조금만 더 버티면 된다고 생각했을 텐데, 그 순간만큼은 무리하면 안 되겠다는 판단이 확실히 섰습니다. 두통이나 메스꺼움, 오한처럼 초기보다 더 심한 증상이 왔다면 체온을 낮추는 응급 조치와 함께 바로 병원을 찾아야 한다는 것도 함께 알게 됐습니다.
다행히 저는 그늘에서 물을 마시고 20분 정도 쉬고 나니 증상이 가라앉았지만, 그날 이후로 손목에 미리 물을 적셔 두거나 목덜미에 얼음물을 흘려주는 것도 체온을 빨리 낮추는 데 도움이 된다는 걸 알게 돼서, 여름철엔 아예 작은 얼음팩을 챙겨 다니게 됐습니다.

뛰기 전부터 물을 마셔야 하는 이유
그날 이후로 러닝 전 수분 섭취 습관을 완전히 바꿨습니다. 예전에는 뛰기 직전에 물 한 모금 마시는 게 전부였는데, 지금은 뛰기 2~3시간 전부터 물을 나눠 마시고, 출발 10~15분 전에 한 컵 정도를 더 마십니다. 땀을 많이 흘리는 여름철에는 20분마다 6~12온스, 대략 180~350ml 정도의 수분이 빠져나간다는 이야기를 보고 나서, 제가 그동안 얼마나 물을 적게 마시고 뛰었는지 실감이 났습니다.
지금은 30분 넘게 뛰는 날이면 손에 들 수 있는 작은 물병을 챙겨 나갑니다. 낙동강변 코스에는 중간에 물을 채울 만한 곳이 마땅치 않아서, 아예 처음부터 충분한 양을 들고 나가는 쪽으로 바꿨습니다. 소변 색이 진하거나 갈증이 심하게 느껴지면 이미 수분이 많이 부족한 상태라는 걸 알고 나서부터는, 뛰고 난 뒤에도 물을 챙겨 마시는 걸 잊지 않으려고 합니다.
땀으로 빠져나간 만큼 전해질도 함께 잃는다는 걸 알고 나서는, 긴 거리를 뛰는 날엔 그냥 물보다 전해질 음료를 챙기는 날도 늘었습니다. 뛰고 나서도 몸무게가 줄어든 만큼 물을 더 마셔야 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뛰기 전후로 체중을 재보니 여름엔 한 번 뛸 때마다 거의 1kg 가까이 빠진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시간대와 그늘을 먼저 계산하게 됐습니다
가장 크게 바뀐 건 뛰는 시간대입니다. 예전에는 그냥 일어나는 대로 오전 9시쯤 나갔는데, 한여름에는 그 시간에도 이미 기온과 습도가 만만치 않다는 걸 그날 몸으로 느꼈습니다. 지금은 새벽 6시 전이나 해가 진 뒤로 시간을 옮겼고, 코스도 나무 그늘이 많은 구간 위주로 다시 짰습니다. 습도가 높은 날에는 땀이 나도 잘 마르지 않아서 체온이 잘 안 떨어진다는 사실을 알고 나서는, 습도가 높은 날엔 아예 거리를 줄이거나 실내 운동으로 바꾸기도 합니다.
그늘이 부족한 구간에서는 아예 코스를 바꿨습니다. 낙동강변 산책로 중 다리 밑을 지나는 구간이나 나무가 우거진 안쪽 길로 우회해서, 뙤약볕에 노출되는 시간을 최대한 줄이는 방향으로 동선을 다시 짰습니다. 같은 5km라도 그늘이 많은 코스와 뙤약볕이 그대로인 코스는 체감 난이도가 완전히 다르다는 걸 여러 번 겪어보고서야 알게 됐습니다.
옷차림도 바꿨습니다. 땀을 빨리 흡수해서 밖으로 내보내는 기능성 옷으로 바꾸고, 챙이 있는 모자와 자외선 차단제도 챙기기 시작했습니다. 색이 진한 옷보다 밝은 색 옷이 열을 덜 흡수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여름용 러닝복도 밝은 색으로 새로 장만했습니다. 어지럽거나 두통, 메스꺼움 같은 증상이 하나라도 느껴지면 그 즉시 멈추고 그늘로 가는 걸 원칙으로 삼았습니다.
예전엔 페이스나 거리 목표를 지키는 게 우선이었는데, 그날 이후로는 여름철만큼은 완주보다 무사히 돌아오는 게 먼저라는 쪽으로 마음이 바뀌었습니다.
함께 뛰는 지인에게도 이 경험을 이야기했더니, 자기도 비슷하게 어지러움을 느낀 적이 있다고 하더라고요. 그 이후로는 폭염특보가 뜬 날엔 서로 문자로 오늘 뛸지 말지, 뛴다면 몇 시에 나갈지를 미리 정해두고 있습니다. 혼자 뛰다가 이상 신호가 왔을 때 누구에게도 알리지 못하는 상황이 가장 위험하다는 걸 알기 때문에, 요즘은 폭염 예보가 있는 날엔 미리 가족에게 코스와 예상 시간을 알려두고 나갑니다.
몸이 보내는 신호를 무시하고 버티는 게 근성이 아니라는 걸, 그 폭염 속에서 처음으로 제대로 배웠습니다. 앞으로도 여름 러닝은 시간대와 수분 섭취를 먼저 계산하고, 몸 상태를 최우선으로 두고 뛰려고 합니다.
이 글은 개인적인 경험과 여름철 러닝 안전 관련 참고 자료를 바탕으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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