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일 챌린지를 끝내고 나서 오히려 신발끈 묶는 게 싫어진 시기가 있었습니다. 매일 뛰던 사람이 갑자기 일주일 넘게 한 번도 안 나가는 걸 보고, 스스로도 이게 무슨 상황인지 당황스러웠습니다. 뛰는 상상만 해도 피곤했던 그 시기 처음엔 그냥 며칠 쉬는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하루, 이틀이 일주일이 되고, 나가야지 하면서도 몸이 안 움직였습니다. 예전엔 뛰고 나면 개운했는데, 그때는 뛰는 상상만 해도 피곤했습니다. 나중에 찾아보니 이런 러닝 슬럼프는 거의 모든 러너가 한 번쯤 겪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하더라고요. 특히 큰 대회를 마치고 나서 훈련 강도를 계속 유지하다가, 목표를 잃거나 마음이 지치면서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감정적인 소진, 아무리 뛰어도 성취감이 안 느껴지는 상..
하프마라톤을 완주하고 일주일쯤 지났을 때, 이상하게 마음이 텅 빈 것 같은 기분이 들었습니다. 목표를 이뤘는데 오히려 허탈하고 뭘 해야 할지 모르겠는 이상한 느낌이었습니다. 성취감 뒤에 찾아온 이상한 무기력 대회 직후 며칠은 성취감에 들떠 있었습니다. 완주 메달 사진을 몇 번이고 다시 보고, 주변에 이야기하는 것만으로도 뿌듯했습니다. 그런데 일주일쯤 지나자 그 기분이 사라지고 대신 묘하게 무기력해졌습니다. 아침에 일어나도 예전처럼 오늘 뭘 훈련할지 계획을 세울 이유가 없었고, 그동안 일상 전체를 채우고 있던 목표가 갑자기 사라진 느낌이었습니다. 나중에 찾아보니 이게 흔히 말하는 대회 후 우울감이라는 걸 알게 됐습니다. 몇 달간 훈련이 하루하루에 목적과 구조를 줘왔는데, 대회가 끝나면서 그 틀 자체가 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