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방송인 기안 84가 뉴욕 마라톤 풀코스를 4시간 48분 만에 완주하며 큰 화제가 되었습니다. 세계 6대 메이저 마라톤 중 하나인 뉴욕 마라톤에서의 완주 소식은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과 도전 의식을 심어주었습니다. TV를 켜면 3번에 한 번꼴로 러닝이나 마라톤 관련 내용이 나올 정도로, 이제 마라톤은 MZ세대를 중심으로 하나의 문화 현상이 되었습니다. 출퇴근길 지하철에서 러닝화를 신은 사람들, 퇴근 후 한강 변을 가득 메운 러너들, SNS의 #마라톤과 #러닝스타그램 해시태그까지, 달리기는 단순한 운동을 넘어 삶의 방식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마라톤 코스가 42.195km인 이유
많은 사람들이 궁금해하는 질문이 있습니다. 왜 하필 마라톤 코스는 42.195km일까요? 인간의 한계 거리를 측정한 것일까요? 마라톤이라는 이름은 그리스와 페르시아가 전쟁을 벌였던 '마라톤 평원'에서 유래했습니다. 헤로도토스의 <역사>에 따르면 기원전 490년, 그리스의 전령 페이디피데스(Pheidippides)가 페르시아와의 전쟁에서 스파르타의 도움을 요청하기 위해 무려 240km를 달린 이야기가 전해집니다.
1896년 근대 올림픽이 시작되면서 프랑스의 문헌학자 미셸 브레알이 올림픽의 부흥을 위해 이 이야기를 감동적으로 각색했고, 이것이 '마라톤'이라는 종목의 탄생으로 이어졌습니다. 처음에는 40km 정도였던 마라톤 코스는 1908년 런던 올림픽을 통해 현재의 길이로 확정되었습니다. 당시 26마일(41.843km)로 정했던 코스를 영국 왕실 인사들의 관전을 위해 결승점을 옮기면서 42.195km가 되었고, 이때 마라톤이 크게 흥행하면서 이 거리를 계속 유지하게 된 것입니다.
결국 42.195km라는 거리는 인간의 생리학적 한계를 과학적으로 계산한 결과가 아니라, 역사적 사건과 왕실의 편의가 만들어낸 우연의 산물이었습니다. 하지만 이 거리는 인간이 뛰기에 너무나 힘든 거리임이 분명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많은 사람들이 이 고통스러운 도전에 매료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마라톤 종류별 특징과 단계적 도전
마라톤은 본래 42.195km를 달리는 초장거리 육상 경주지만, 처음부터 전체 코스를 완주하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대부분의 러너는 10km, 하프 마라톤(21.0975km), 그리고 마지막으로 풀 마라톤(42.195km)까지 거리별로 단계를 밟아가며 실력을 쌓아갑니다.
10km 마라톤은 마라톤에 입문하는 러너들이 가장 먼저 도전하는 거리입니다. 평균적으로 40분에서 1시간이 소요되는 10km는 평범한 직장인도 부담 없이 도전해 볼 만한 거리입니다. 하지만 처음 달리기를 시작하는 사람들에게는 10km라는 거리도 만만치 않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특히 7~9km 구간의 고비를 넘어서는 게 힘겨울 수 있는데, 매일 1시간씩 달리는 꾸준한 훈련을 통해 페이스 조절을 배우다 보면 자신의 몸 상태를 더 잘 이해하게 되고 완주가 가능해집니다.
하프 마라톤은 풀 마라톤의 절반 거리인 21.0975km를 달리는 경주입니다. 풀 마라톤에 비해 신체 부담이 적으면서도 도전 의식을 불러일으킨다는 점에서 많은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2024년 서울 마라톤의 참가 신청자가 2만 4명이 될 정도로 큰 인기를 끌고 있으며, 1~3시간 남짓한 시간 동안 박진감 넘치는 레이스를 펼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풀 마라톤의 가장 큰 관문은 32~37km 구간에서 만나는 '벽'입니다. 이 구간에서는 체내 글리코겐이 고갈되면서 극심한 피로와 무력감이 찾아옵니다. 마라톤을 전문으로 하는 육상 선수는 통상 2시간 10분에서 30분 정도가 소요되며, 현재 세계 최고 기록은 2023년 시카고 마라톤에서 케냐의 켈빈 킵툼이 세운 '2시간 0분 35초'입니다. 우리나라는 이봉주 선수가 2000년 세운 '2시간 7분 20초'가 최고 기록으로 남아있습니다. 일반인의 경우 4시간 이상이 걸리는 경우가 많기에, 완주하는 것 자체에 큰 의의가 있습니다.
극한의 고통 속에서도 마라톤에 도전하는 이유
죽을 것 같은 고통을 느끼면서도 왜 사람들은 마라톤을 하는 걸까요? 러너들은 극한의 고통을 좋아하는 특별한 사람들일까요? 마라톤이 '올림픽의 꽃'이라고 불리며 인기가 많은 이유는 바로 '성취감' 때문입니다. 42.195km라는 긴 거리를 달리다 보면 포기하고 싶은 순간이 수없이 닥쳐옵니다. 하지만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가다 보면 자신도 몰랐던 끈기와 의지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마라톤 훈련을 위한 규칙적인 달리기는 뇌의 신경 전달 물질의 균형을 조절하고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티솔을 줄여 우울증이나 불안장애 등의 예방에도 도움이 됩니다. 엔도르핀이 분비되어 기분이 좋아지고 수면의 질도 향상되는 효과가 있습니다. 신체 건강상의 이점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규칙적인 달리기는 심폐 지구력과 근력을 향상하고, 심혈관 건강 개선과 다이어트에도 효과적입니다.
마라톤은 자존감을 회복하고 정신적으로 성장하는 '건강한 도전'입니다. 현대인들이 마라톤에 열광하는 이유는 단순히 운동 효과를 넘어서, 일상에서 느끼기 힘든 성취감과 자기 극복의 경험을 제공하기 때문입니다. 러닝 크루라는 말이 낯설지 않을 만큼, 이제 달리기는 하나의 문화가 되었으며, 우리나라에는 한 해에 300개 이상의 마라톤 대회가 개최되고 있습니다.
마라톤 대회에 참가하고 싶다면 반드시 각자의 목표와 체력에 맞춰 거리를 선택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욕심을 내어 무리하게 긴 거리에 도전했다가는 부상의 위험도 있고, 달리기 자체에 흥미를 잃을 수도 있습니다.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가며 즐겁게 달리다 보면 어느새 풀 마라톤 완주라는 목표도 눈앞에 다가올 것입니다. 대회를 정해두고 훈련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마라톤은 단순히 42.195km를 달리는 운동이 아닙니다. 그것은 자신의 한계를 시험하고, 극복하며, 성장하는 과정입니다. 기안84의 뉴욕 마라톤 완주가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준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극한의 고통 속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달려 결승선을 통과하는 그 순간, 러너들은 어떤 운동으로도 느낄 수 없는 특별한 성취감을 경험합니다. 이것이 바로 요즘 사람들이 마라톤에 열광하는 진짜 이유입니다.

[출처]
마라톤이란?! 대회부터 용어까지 한 번에 정리하기 / 밸런스 UP: https://www.elancer.co.kr/blog/detail/77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