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러닝을 시작한 지 5년 차에 접어들었지만, 여전히 해결하지 못한 문제가 하나 있습니다. 바로 달리는 동안 머릿속을 가득 채우는 잡념이었습니다. 친구들과 대화할 때도, 학교에서 수업을 들을 때도 늘 다른 생각에 빠져 있던 제 습관이 러닝에서도 그대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혼자 달릴 때는 이런 문제가 더 심해져서 페이스 조절도 안 되고 자세도 흐트러지는 날이 많았습니다. 그런데 최근 엘리트 선수들이 마음 챙김을 통해 경기력을 끌어올린다는 연구 결과를 접하면서, 이 문제를 본격적으로 풀어보기로 했습니다.

러닝 중 마음챙김이 집중력을 바꾼다
러너스 월드의 조사에 따르면 올림픽 메달리스트를 포함한 엘리트 선수 8명 중 전원이 마음 챙김 훈련을 통해 경기력 향상을 경험했다고 합니다(출처: Runner's World). 여기서 마음챙김이란 현재 순간에 온전히 집중하고, 떠오르는 생각이나 감정을 판단 없이 관찰하는 정신적 훈련 기법을 의미합니다.
올림픽 400m 허들 선수인 안나 코크렐은 경기 전 횡격막 호흡을 통해 집중력을 유지합니다. 횡격막 호흡이란 가슴이 아닌 배를 이용해 깊고 천천히 숨을 쉬는 방법으로, 부교감신경을 활성화시켜 심박수를 안정시키고 긴장을 완화하는 효과가 있습니다. 그녀는 왼손을 심장에, 오른손을 배에 얹고 자신의 신체 감각에 집중하며 "지금 이 순간 어디에 있고, 어떤 기분인지" 스스로에게 묻는다고 합니다.
저도 이 방법을 러닝에 적용해 봤습니다. 달리기 시작 전 5분 동안 횡격막 호흡을 하면서 배가 오르락내리락하는 느낌에만 집중했습니다. 솔직히 처음엔 이게 무슨 소용인가 싶었는데, 막상 뛰기 시작하니 평소보다 잡념이 30% 정도 줄어든 느낌이었습니다. 특히 호흡 리듬이 안정되면서 페이스 유지가 훨씬 수월해졌습니다.
패럴림픽 트라이애슬론 선수 헤일리 댄즈는 경기 중 신체 스캔 기법을 활용합니다. 신체 스캔이란 머리부터 발끝까지 신체 각 부위의 감각을 순차적으로 인식하는 명상 기법으로, 통증이나 긴장을 조기에 발견하고 대처할 수 있게 해 줍니다. 그녀는 보폭의 리듬, 호흡의 깊이 같은 감각을 중립적인 데이터로 받아들이며 "지금 느끼는 감정이 10초 후엔 완전히 달라질 수 있다"는 사실을 늘 상기한다고 합니다.
제 경험상 이 방법도 실제로 효과가 있었습니다. 러닝 중 다리가 무겁다는 생각이 들 때, 예전엔 "오늘은 컨디션이 최악이야"라며 부정적으로 몰아갔는데, 이제는 "지금 왼쪽 허벅지에 약간의 피로가 느껴지는구나"라고 객관적으로 관찰하려고 노력합니다. 이렇게 하면 불안감이 줄어들고 남은 거리를 끝까지 뛸 수 있는 여유가 생겼습니다.
마음 챙김 달리기를 할 때 주의할 핵심 포인트는 다음과 같습니다.
- 호흡 리듬에 집중하되, 억지로 조절하려 하지 말 것
- 발이 지면에 닿는 감각, 팔의 스윙 동작 등 신체 감각 관찰하기
- 잡념이 떠올라도 판단하지 말고 그냥 흘려보내기
- 주변 환경(바람 소리, 새소리, 풍경)에 귀 기울이기
인터벌 훈련으로 강제 집중 상태 만들기
마음 챙김 훈련이 효과적이긴 하지만, 솔직히 매번 명상 모드로 달릴 수 있는 건 아닙니다. 특히 컨디션이 안 좋거나 스트레스가 심한 날엔 잡념이 폭주해서 아무리 호흡에 집중하려 해도 안 될 때가 있습니다. 이럴 때 제가 사용하는 방법이 바로 인터벌 훈련입니다.
인터벌 트레이닝이란 고강도 운동과 저강도 운동(또는 휴식)을 반복하는 훈련 방식으로, VO2 Max(최대산소섭취량)를 향상하고 젖산 역치를 높이는 데 효과적입니다. 여기서 VO2 Max란 1분 동안 체내로 흡수할 수 있는 최대 산소량을 의미하며, 유산소 운동 능력을 나타내는 가장 중요한 지표입니다.
제가 주로 하는 방식은 3분 빠르게 - 2분 천천히를 5회 반복하는 겁니다. 빠른 구간에서는 심박수가 최대 심박수의 85% 이상까지 올라가기 때문에, 아무리 잡생각을 하려고 해도 호흡과 페이스 유지에만 온 신경이 집중됩니다. 그러다 천천히 달리는 회복 구간에서는 자연스럽게 몸 상태를 체크하게 되고, 다시 고강도 구간이 오면 또 집중 모드로 전환됩니다.
미국스포츠의학회(ACSM)의 연구에 따르면 인터벌 트레이닝은 지속적인 유산소 운동보다 운동 후 과잉 산소 섭취량(EPOC)을 더 많이 증가시켜 칼로리 소모 효과가 크다고 합니다(출처: American College of Sports Medicine). 여기서 EPOC란 운동 후에도 신진대사가 활발한 상태를 유지하며 추가로 소모되는 산소량을 뜻하며, 쉽게 말해 운동이 끝난 뒤에도 지방이 계속 연소되는 '애프터번 효과'를 의미합니다.
제 경험상 인터벌 훈련을 하는 날은 러닝이 끝난 뒤 정신적 피로도가 훨씬 낮습니다. 잡념으로 머리가 복잡했던 날도, 막상 인터벌을 돌리고 나면 머릿속이 깨끗하게 비워진 느낌입니다. 아마도 고강도 구간에서 분비되는 엔도르핀과 세로토닌 덕분인 것 같습니다.
또 하나 추천하고 싶은 방법은 새로운 코스에서 달리기입니다. 익숙한 동네 코스만 반복하면 자연스럽게 몸은 자동 모드로 전환되고 머리는 딴생각을 시작합니다. 반면 처음 가본 공원이나 트레일에서 달리면 주변 경치를 구경하고, 길을 확인하고, 발밑 노면 상태를 체크하느라 자연스럽게 현재 순간에 집중하게 됩니다. 저는 최소 주 1회는 새로운 장소에서 러닝을 하려고 노력하는데, 이게 정말 잡념 제거에 효과 만점입니다.
러닝 중 집중력을 높이는 구체적인 실천 방법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출발 전 5분간 횡격막 호흡으로 마음 가다듬기
- 일주일에 최소 1회 인터벌 훈련으로 강제 집중 상태 만들기
- 새로운 코스 개척으로 신선한 자극 받기
- 러닝 중 스마트폰은 음악만 틀고 알림은 모두 끄기
러닝은 단순히 체력을 키우는 운동이 아니라, 정신 건강을 지키는 도구이기도 합니다. 잡념으로 머리가 복잡하면 달리는 시간이 고역이 되고, 오히려 스트레스만 쌓입니다. 하지만 마음 챙김과 인터벌 같은 구체적인 방법을 활용하면 러닝이 진짜 '명상하는 시간'으로 바뀔 수 있습니다. 제가 직접 써본 결과, 달리기 후 정신적 여유가 생기고 하루 종일 집중력이 유지되는 걸 체감했습니다. 여러분도 오늘 당장 횡격막 호흡부터 시도해 보시길 권합니다. 작은 변화가 쌓이면 러닝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참고: https://www.runnersworld.com/training/a38666502/how-running-pros-practice-mindfulne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