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저는 케이던스가 뭔지도 모르고 달렸습니다. 마라톤을 준비하면서 선배들이 "케이던스 높여야 한다"라고 했을 때도 정확히 무슨 의미인지 몰랐죠. 그냥 빠르게 달리면 되는 거 아닌가 싶었는데, 알고 보니 케이던스는 속도가 아니라 발 회전수를 의미하는 거더군요. 제가 장거리에 약한 이유가 바로 보폭은 넓은데 케이던스가 낮았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때부터 본격적으로 케이던스 훈련을 시작했고, 몇 달 만에 제 달리기가 완전히 바뀌는 경험을 했습니다.

케이던스가 부상 방지에 결정적인 이유
케이던스(Cadence)란 1분당 발이 지면에 닿는 횟수를 의미합니다. SPM(Steps Per Minute)이라는 단위로 표기하죠. 여기서 SPM이란 러닝워치나 피트니스 앱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지표로, 양발을 모두 합친 걸음 수를 1분 단위로 측정한 값입니다. 예를 들어 오른발이 30초에 45번 땅에 닿았다면, 양발 합쳐서 1분에 180걸음이 되는 셈입니다.
케이던스가 낮으면 보폭이 길어집니다. 보폭이 길다는 건 발이 몸의 무게중심보다 앞쪽에 착지한다는 뜻이고, 이때 무릎은 펴진 상태로 발뒤꿈치가 지면을 세게 치게 됩니다. 이 충격은 고스란히 발목, 무릎, 고관절로 전달되죠. 러닝 부상의 70% 이상이 반복적인 충격에 의한 과사용 손상이라는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출처: 대한스포츠의학회). 저 역시 케이던스가 낮았을 때는 무릎 통증이 자주 왔었는데, 케이던스를 높이고 나서는 통증이 확 줄었습니다.
케이던스를 높이면 발이 무게중심 바로 아래에 착지하게 됩니다. 이를 미드풋 스트라이크(Midfoot Strike)라고 하는데, 발 중앙 부분이 먼저 닿으면서 충격을 분산시키는 착지법입니다. 공중에 머무는 시간도 짧아져서 체중이 한 번에 실리는 충격량 자체가 줄어듭니다. 실제로 케이던스를 분당 160회에서 180회로 높였을 때 무릎 관절에 가해지는 부하가 약 20% 감소한다는 연구도 있습니다(출처: 한국운동역학회).
저는 헬스장 러닝머신에서 보폭을 짧게 가져가는 연습을 반복했습니다. 거울을 보면서 제 자세를 체크했고, 발이 몸 앞쪽에 떨어지는지 아래쪽에 떨어지는지 계속 확인했죠. 처음엔 어색했지만, 2주쯤 지나니까 몸이 기억하더군요.
케이던스 훈련법, 실전에서 효과 본 방법들
케이던스를 높이는 훈련은 단순히 발을 빨리 움직이는 게 아닙니다. 근육의 반응 속도, 발목 탄성, 코어 안정성이 함께 개선되어야 합니다. 제가 실제로 효과를 본 훈련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 줄넘기 훈련: 하루 10분씩 빠른 속도로 줄넘기를 하면 발목 탄성이 좋아집니다. 저는 아침마다 300회씩 했는데, 발이 지면에 닿자마자 튕겨나가는 반발력이 확실히 달라졌습니다.
- 자전거 케이던스 훈련: 주말에 자전거를 타면서 페달링 속도를 90~100rpm으로 유지하는 연습을 했습니다. 이 훈련이 달리기 케이던스 향상에도 직접적인 도움이 됐습니다. 자전거를 병행하는 러너라면 꼭 추천합니다.
- 메트로놈 앱 활용: 스마트폰에 메트로놈 앱을 깔고 분당 180bpm으로 설정한 뒤 박자에 맞춰 달렸습니다. 귀로 리듬을 듣다 보면 자연스럽게 발 회전수가 올라갑니다.
- 내리막 스프린트: 완만한 내리막에서 짧은 거리를 전력 질주하면 다리 근육이 빠른 동작에 적응합니다. 1주일에 2회 정도 50m×5회 반복했습니다.
저는 처음 측정했을 때 케이던스가 분당 162회였습니다. 목표는 175~180회로 잡았고, 한 번에 올리지 않고 1분 빠른 케이던스 - 3분 기본 케이던스 방식으로 인터벌 훈련을 했습니다. 2개월쯤 지나니까 평소 달리기에서도 자연스럽게 175회 이상이 유지되더군요. 그때 느낀 건, 마치 새로운 엔진을 장착한 것 같다는 겁니다. 같은 속도인데 피로도가 확 낮아졌고, 자세도 안정됐습니다.
케이던스 높일 때 반드시 알아야 할 주의사항
케이던스를 무조건 높이는 게 능사는 아닙니다. 과하면 오히려 부작용이 생깁니다. 제가 직접 경험하고 선배들에게 들은 주의사항을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첫째, 심폐 부담이 커집니다. 발을 빠르게 움직인다는 건 그만큼 산소 소비량이 늘어난다는 뜻입니다. 케이던스를 급격히 올리면 심박수가 과도하게 높아져서 오래 달리기 힘들어집니다. 저도 초반에 욕심내서 180회를 억지로 유지하려다가 3km도 못 가서 헉헉댔던 적이 있습니다. 현재 케이던스에서 5~10% 범위 내로만 높이고, 몸이 적응하면 다시 조금씩 올리는 게 맞습니다.
둘째, 고관절과 종아리에 무리가 갈 수 있습니다. 케이던스가 높아지면 고관절 굴곡근(Hip Flexor)을 빠르게 반복해서 사용하게 됩니다. 여기서 고관절 굴곡근이란 허벅지를 들어 올리는 근육을 말하는데, 과도하게 쓰면 염증이 생기거나 경직될 수 있습니다. 저는 케이던스 훈련 초기에 종아리 경련이 자주 왔었는데, 훈련 전후로 스트레칭을 충분히 하니까 사라졌습니다. 특히 종아리와 고관절 앞쪽을 집중적으로 풀어줘야 합니다.
셋째, 케이던스와 자세 교정은 함께 가야 합니다. 케이던스만 높이고 자세는 그대로면 효과가 반감됩니다. 코어에 힘을 주고 상체를 안정시킨 상태에서 케이던스를 올려야 에너지 효율이 극대화됩니다. 저는 케이던스 훈련과 동시에 플랭크, 사이드 플랭크 같은 코어 운동을 병행했는데, 몸의 흔들림이 줄어들면서 같은 속도에서도 훨씬 편하게 달릴 수 있었습니다.
일반적으로 케이던스는 높을수록 좋다고 알려져 있지만, 제 경험상 개인의 체격과 근력, 달리기 스타일에 맞는 최적점이 따로 있습니다. 엘리트 선수들의 평균인 180회를 맹목적으로 따라갈 필요는 없습니다. 자신의 현재 수치에서 10% 정도 높인 값을 목표로 잡고, 몸 상태를 체크하면서 단계적으로 올리는 게 가장 안전하고 확실한 방법입니다.
케이던스 훈련은 시간이 좀 걸립니다. 하지만 꾸준히 하면 달리기 효율, 속도, 부상 방지 모든 면에서 확실한 변화를 경험하게 됩니다. 저처럼 장거리에 약하다고 느끼는 러너라면, 지금 당장 자신의 케이던스부터 측정해 보시길 권합니다. 그게 변화의 시작입니다.
참고: https://www.wahoofitness.com/blog/running-cadence-why-it-matters-and-how-to-improve-yours/
https://www.kosmi.kr
https://www.koseb.org